임대차 시장의 판이 바뀔 조짐입니다.
그동안 임대인의 정보만 노출돼 온 구조에서 벗어나, 내년부터는 임차인도 검증 대상이 됩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내년 초를 목표로 새로운 형태의 임대인·임차인 스크리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프롭테크 기업과 신용평가기관이 함께 개발하는 이 시스템은 양측이 사전에 서로의 신용과 평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전세사기 사건이 이어지면서 임대인들이 과도한 정보 공개를 요구받아온 데 따른 반작용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임대인의 신용도, 보유 주택 수, 세금 체납 여부, 전세금 반환 보증 여부 등 상세한 정보만이 임차인에게 공개돼 왔습니다.
서울시는 AI 분석을 통해 전세사기에 연루된 임대인 약 1,500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11가지 위험신호를 추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임대차 분쟁이 늘어나는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분쟁 조정 신청은 불과 몇 년 사이 수십 건에서 수백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임대인들은 임차인의 과거 임대료 체납, 주택 훼손, 흡연, 반려동물 문제 등 실제 거주 태도와 관련한 정보를 계약 전에 알고 싶다는 요구를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임차인 면접제를 도입하자는 국민동의청원도 국회에 등장해 2천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이제 곧 도입될 스크리닝 서비스는 임대인에게 임차인의 신용 정보, 납부 내역, 생활 태도 등의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정보는 당사자 간 상호 동의 하에만 제공되며, 공정한 임대차 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임대인의 불안은 임대차법 개정안 발의로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발의된 개정안은 계약갱신 횟수를 두 번으로 늘리고, 임대차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해 최대 9년 거주가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초기 전세 보증금 인상, 전세 공급 회피, 전세의 월세화 가속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보 공개의 쌍방향화는 이런 흐름 속에서 불안을 줄이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