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없애니 나도 사라졌다”…

by dailynote
retirement-identity-crisis-and-economic-challenges-1024x576.jpg 은퇴 후 정체성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30년간 직함으로 자신을 설명해온 한 퇴직자는 명함을 잃자 정체성마저 흔들렸다고 말합니다.


은퇴 이후 직업을 잃는다는 것은 단순한 퇴직 그 이상을 의미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정체성 위기의 시작




50대 중반의 퇴직자 김모씨는 모임에서 명함을 건네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했습니다.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을 대변하던 회사명과 직함이 사라지자,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한 것입니다.


이처럼 은퇴 후 자신을 설명할 언어와 지위를 잃는 순간, 많은 이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EC%A7%81%EC%9E%A5%EC%9D%B8-6-1024x546.jpg 직장인 / 출처 : 연합뉴스



마음의 공백, 평균 14개월…




국가정책연구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남성이 퇴직 후 심리적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는 데 평균 14.46개월이 걸린다고 밝혀졌습니다.


은퇴자의 64.8%는 직업을 잃은 것에 대한 상실감을, 60.0%는 가족 내에서의 지위 하락을 느꼈다고 응답했습니다.


상담 전문가들은 이러한 감정이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고, 일부의 경우 우울증이나 불면증으로 심화된다고 경고합니다.


자세가 움츠러들고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는 심리적 신호도 자주 나타납니다.


은퇴 후 “돈보다 마음이 문제”



퇴직자들은 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정서적 고립감에 시달립니다.


%EA%B5%AD%EB%AF%BC%EC%97%B0%EA%B8%88-7-1024x665.jpg 국민연금 / 출처 : 연합뉴스



완전 은퇴한 남성의 55.7%는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으며, 53.3%는 직업인으로서 지위를 잃은 아픔을 겪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은퇴 이후에는 사회적 단절감에서 비롯된 불안과 우울감이 극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퇴는 시작일 뿐”… 재설계가 필요한 이유




법정 정년은 60세지만 많은 직장인은 50세 이전에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현실입니다.


은퇴 후 적정 생활비는 월평균 336만 원으로 집계됐지만, 부부가 국민연금만 받는다면 월 134만 원에 불과해 생활비 격차가 200만 원 이상 벌어집니다.


한국 고령자 60세 이상 중에서도 79.7%는 여전히 생활비를 스스로 벌고 있으며, 자녀나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비율은 각각 1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EB%AA%85%ED%95%A8-1024x683.jpg 명함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명함이 사라지면 나도 사라져”… 새로운 정체성 찾기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퇴직자 다수가 회사에서는 직원, 가정에서는 가장 역할에 집중하며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명함 한 장에 의존해 사회적 자아를 정리했던 이들은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 존재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뿐만 아니라 재취업 지원, 심리 상담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퇴직 전부터 자신만의 삶을 재설계하고,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균형을 맞춘 재무 준비가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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