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삼성전자만이 보유했던 세계 유일의 최첨단 반도체 기술.
그 기술이 손글씨 12장으로 중국에 넘어갔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반도체 기술을 중국 창신메모리(CXMT)로 유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직 임직원 10명을 기소했습니다.
이들 중 핵심 연구원 B씨는 CXMT로 이직하기 전, 무려 600단계에 달하는 D램 제조 공정을 손으로 자필 기록했습니다.
자필 필기를 통해 전자 보안망을 피해간 이 방식은 과거 기술 유출과 달리 치밀하고 조직적인 접근으로 평가됩니다.
검찰은 필체 감정을 근거로 B씨를 특정하고,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10나노대 D램 공정 기술은 약 1조60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초격차 기술입니다.
CXMT는 삼성 부장 출신 A씨를 개발실장으로 영입한 뒤, 핵심 인력 포섭과 위장 회사 설립, 장비 납품을 통한 기술 확보 등 정교한 전략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해 나갔습니다.
심지어 출국 시 개인 전자기기를 반납하고 '♥♥♥♥' 같은 암호체계까지 구축하는 등 첩보 영화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습니다.
기술 유출 이후 CXMT는 불과 수년 만에 세계에서 4번째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하며 주목받았습니다.
통상적으로 최소 4~5년이 걸리는 개발 과정을 파격적으로 단축한 것으로, 이는 유출된 핵심 공정 기술 덕분이라는 분석입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매출 손실만 5조원에 달하며, 국내 반도체 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약 70%지만, 중국산 저가 D램의 등장으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으로 산업 기술 보호법의 실효성에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기술 유출 사건 중 실형 선고율은 10.6%에 불과하며, 가장 무거운 형이 징역 7년에 그쳤습니다.
이에 따라 단순 산업범죄가 아닌 국가 경제 안보를 위협하는 '경제간첩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검찰은 향후 유사 사건에 대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며, 국정원과 협력해 기술 유출 근절에 나설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