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이라는 말이 이제는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한국 식탁의 김치 상당수가 사실은 중국산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의 김치 수입 규모가 수출보다 많은 현실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수입된 김치는 총 1억5946만 달러로, 작년보다 3.1% 증가했습니다.
이와 달리 수출액은 1억3739만 달러에 그치며 무역수지는 2207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수입 김치의 99%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 큽니다.
중국산 김치는 킬로그램당 약 1700원으로 국내산보다 절반 이상 저렴합니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외식 업계를 중심으로 중국산 선호 현상을 불러왔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외식업체에서 사용되는 김치 10개 중 약 4개가 수입산이며, 가정용보다 비중이 높습니다.
특히 인천 지역 김치 공장의 한 대표는 “지역 식당들은 값싸고 대량 공급이 가능한 수입 김치를 선호한다”며 시장을 잃어버렸다고 토로했습니다.
국내 김치 제조업체의 약 74%가 직원 수 4명 이하의 영세한 구조인 것도 문제입니다.
이들은 대량생산 설비를 갖춘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다 지난해 여름 이상기후로 배추값이 평소의 3배까지 오르며 외식 업계에서는 더더욱 중국산 김치로 눈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수입산 김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원산지를 속이는 ‘세탁’ 행위도 늘고 있습니다.
국회 농해수위에 따르면 올해 적발된 김치 원산지 거짓 표시 건수는 574건, 미표시는 176건에 달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소비자 신뢰 저하로 이어지며, 국산 김치 전반에 대한 이미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김치협회는 수입 김치를 사용하던 식당이 국산으로 전환할 경우 킬로그램당 1280원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정부도 ‘김치산업진흥법’을 근거로 국산 김치 사용 인증제, 배추 재배 농가 지원, 원산지 위반 집중 단속 등의 종합 대책을 추진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치산업을 미래 수출형 전략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품질과 신뢰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치 종주국’이라는 이름을 다시 세계에 알리기 위해선 산업 구조 개편과 함께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