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부터 따로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아이들

by 부의엔돌핀

아이들이 새 학년을 맞이하였다.

2달 꽉 채운 긴긴 겨울 방학을 끝내고 어제부터 등교를 시작했다.


월요일 밤에 학교에 가져갈 준비물을 챙겼다.

가방, 실내화, 필통 등을 하나하나 챙기는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나, 학교 가기 싫다.'


아내가 이것저것 챙겨야 한다고 말을 하면,

아이들의 행동은 느릿느릿 나무늘보 같았고,

대답도 시원찮았다.


보다 못해서 물었다.


"이 녀석들~ 학교 가기 싫은 표정이네. 학교 가기 싫어?"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두 아이들이 동시에 대답했습니다.


"엉!"


역시나, 학교가 별로 가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마, 여름방학 끝나고 2학기 등교하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을 거다.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반 친구들 그리고 조금 더 어려운 공부를 해야 하니까.

나는 다른 이유가 더 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학년부터는 아이들이 서로 다른 반으로 배정되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 유치원 그리고 초등학교 3년 때까지

늘 시간과 공간을 함께 공유했다.


서로에게 잘해라! 잘한다! 와 같은 응원의 말은 하지 않았겠지만,

늘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백 마디 응원보다 더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언젠가는 둘이서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을

아내와 내가 마음에 두고 있던 차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이제는 반을 따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 주시기도 했다.


그래서, 4학년부터는 아이들 반 배정을 따로 해 달라고

미리 말씀을 드렸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자신이 알고 지내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면,

막역한 걱정도 두려움도 반감되는 것이 사실이다.


나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모임에 갈 때는

괜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당일에도,

'아는 사람 하나 없는데,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드니까.


그러나, 자신과 친하거나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불필요한 걱정이나 두려움 따위는 생기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길을 간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언젠가는 서로 각자의 길을 가야 하는 쌍둥이 녀석들이,

이제부터 조금씩 서로의 길을 가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다.


각자의 길을 간다는 것이

아직은 전혀 무슨 말인지 모르는 아이들이지만,


언제가 어른이 되어서 지금을 되돌아볼 때,

아빠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손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