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윤도현 노래를 무척 좋아한다.
그 계기가 있다.
24년 가을에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가을 음악회가 열렸다.
그 음악회에 윤도현 밴드가 출연한 것이다.
아이들은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이런 기회로 아이들이 윤도현 밴드 노래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후로 주말이나 휴일에 집에 있거나,
차를 타고 나들이 갈 때면,
윤도현 노래를 틀어 달라고 하였다.
시간이 꽤 흐른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대중가요만 듣고 있는 것이 아이들에게 괜찮을까?'
'내가 어렸을 때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자라지 못했는데,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면 어떨까?'
클래식 음악을 들려줘야겠다고 혼자 다짐을 했다.
그러나, 아이들한테,
클래식 음악을 들어 볼까?라고 하면,
분명히 싫다고 할 것이 뻔해 보였다.
'그냥 저녁 식사 시간에 조용히 배경 음악으로 틀어 놓자.'
이렇게 해서 평일에는 저녁 식사 시간에,
주말이나 휴일에는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시간에 관계없이
모두 클래식을 틀었다.
아이들은 의외로 한 번도 클래식이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그렇게 수개월이 흘렀다.
며칠 전 저녁 식사 시간에는 클래식을 틀어 놓는 것을 깜빡 잊었다.
그런데, 밤 9시가 한참 지나고 있을 때,
첫째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오늘 클래식 못 들었어."
하며 틀어 달라고.
속으로, '엉 내가 클래식을 안 틀었었나?'라는 생각을 하며,
알겠다고 했다.
핸드폰으로 거실에 클래식을 틀어 놓으면서,
내 마음은 환한 미소가 그려졌다.
이제는 클래식 음악이
아이들에게 점점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부모님들이 있다.
아무리 책을 읽으라고 노래를 불러도 전혀 통하지가 않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이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말로 하는 것보다 주변 환경을 바꿔라.'
아이들에게 책 읽으라고 수백 번 말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책 읽을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TV를 치우고, 그 자리에 책장을 마련하면 좋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먼저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다.
시간은 다소 걸릴지 모르지만,
어느 날 아이들이 스스로 책 읽는 모습을 분명 볼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들었으면 하는 부모님이 계신다면,
내가 써먹은 방법을 시도해 보길 바란다.
"너희들 오늘부터 클래식 음악 들어, 알았어?"가 아니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저 가만히 틀어 놓는 거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조용히 흘러나오는
배경 음악을 떠올려 보면 된다.
아이들 들으라고 틀어 놓은 클래식 음악에
엄마 아빠에게 스며드는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