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였다.
노약자석 앞에 서 있었다.
그 자리에는 할머니 두 분과 할아버지 한 분이 앉아계셨다.
역을 지날수록 출근하는 사람들로 인해,
객실 안이 점점 좁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나는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몇 개 역을 더 지나고 있을 때였다.
앞자리에 앉아 계셨던 할아버지 한 분이 막 일어서려고 하셨다.
그래서 나가시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들고 있던 책을 가슴 쪽으로 바짝 당겨 공간을 내어 주었다.
그 순간,
할아버지께서 바로 옆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할머니가 일어서는 것을 도와드렸다.
그리고, 할아버님께서 할머니의 손을 잡은 채,
사람들로 꽉 찬 곳에 공간을 만들면서
출입문 쪽으로 조금씩 이동하셨다.
두 분이 손을 맞잡은 채로 가시는 뒷모습은,
나에게 마음을 울리는 깊은 감동을 주었다.
할아버지께서 할머니 손을 꼭 잡은 모습에는
'사랑'이 들어 있었다.
주말이나 휴일에 아이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가 있다.
이런 날에도 지하철에 사람들로 꽉 차곤 한다.
특히, 환승하는 역에서는 한꺼번에 사람들이 내리기 때문에
조심조심해야 한다.
나도 이럴 때면, 아이들의 손을 잘 잡고 다닌다.
그리고, 아이들한테도 아빠 엄마 손을 놓치지 말라고 당부도 한다.
아이들이 아빠 엄마를 놓쳐 길을 잃지 않도록 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그 안에 바로, '사랑'이 들어 있다.
최근에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아름다움이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 있다."
나는,
노부부가 손을 잡고 가는 모습,
아이가 부모의 손을 잡고 가는 모습,
젊은 연인이 손을 잡고 가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인다.
그리고,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올라갈 때,
도와주는 분들을 보면,
이 모습 또한 아름답다고 느낀다.
아름답다는 느낌은,
꼭 높은 산에 올라가 멋진 광경을 보아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훌륭한 경치를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도 좋다.
그러나, 일부러 시간을 내고 그 장소로 가야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가지 않는다면, 1년 내내 아름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얼마든지 아름다움을 찾을 수가 있다.
아름다움을 멀리 있지 않다.
행복처럼 늘 함께 하고 있으나,
우리가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언제 어디서든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그런 눈을 가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