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음식과 관련된 기억들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아주 오래된 기억이어도 그때의 감정을 다시 한번 불러와 그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오늘 먹은 음식이 나의 살과 피가 되듯, 켜켜이 쌓인 감정들과 기억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지하철 역사에서 풍기던 갓 나온 델리만쥬 냄새, 할머니가 해 주신 칼칼하게 매운 김치만두,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손으로 집어 든 뜨거운 붕어빵···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맛은 그때의 장면과 함께 떠오른다. 누군가와 함께 나눈 순간들, 따스하게 뺨을 스치던 햇살, 갓 구운 빵처럼 코를 간지럽히던 달콤한 냄새까지, 모든 것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말로는 잘 표현되지 않는 감정이, 한 입의 따뜻함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엄마와 다투고 난 후, 식탁에 놓여 있었던 김치찌개
괜찮냐는 말 대신, 아픈 친구에게 끓여주었던 콩나물 국
미안하다는 말 대신 건넨 늦은 밤의 조각 케이크 한 조각
아끼는 마음을 듬뿍 담은, 고소한 아몬드 초콜릿 쿠키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소중하고, 맛있는 기억들을 꺼내보았다.
그 순간들을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하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