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감독 : 칸치쿠 유리

by Plain Blank
‘그런데 말이죠 정말 가끔가다 한 번씩… 어렴풋한 느낌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이렇게 하찮고 보잘것없는 삶이지만 계속 파고 들어가다 보면
무척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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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에 넷플릭스 시리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라는 이름에 작품이 공개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알게 된 건 개인적인 관심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개인 sns들을 통해 지인들이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에 대한 좋은 감상평들을 올리는 것을 확인하면서 작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드라마 그리고 영화와는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가깝게 지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라고 해봐야 아주 어렸을 적에 봤던 ‘노다메 칸타빌레’나 영화도 어렸을 때 봤던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몇 편들에 머물러 있는 걸 보니 일본 게임들은 그렇게 열심히 하면서 영화와 드라마에 관심이 소홀했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봤던 ‘드라이브 마이 카’는 아주 큰상을 받은 좋은 작품이고 평론가들의 극찬과 제가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이라는 사실이 만들어낸 거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저의 취향에서는 조금 빗나간 작품이었습니다. 이렇게도 일본 드라마와 영화는 제 취향과는 조금씩 엇갈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작품들이 많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었기에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 역시 어떠한 거부감도 없이 한 편 한 편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크게 생각이 났던 것은 지난 저의 첫사랑이었습니다. 20살 그 시절에 서툴고 부족했던 나와 풋풋했던 그녀의 모습이 하루미치와 누구치 아에의 과거와 현재를 보며 불쑥 불쑥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저의 첫사랑은 아에처럼 기억상실에 걸리지도 않았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연애를 이어갔으므로 생기는 현실이고 전투적인 다툼들도 있었을 텐데 과거는 또 이렇게 한 번 더 내 기억 속에서 미화되어 이 아름다운 영상을 핑계로 저를 찾아옵니다.


6번째 에피소드에서 노구치 아에는 하루미치에게 ‘그런데 말이죠 정말 가끔가다 한 번씩… 어렴풋한 느낌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이렇게 하찮고 보잘것없는 삶이지만 계속 파고 들어가다 보면 무척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요’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던 기억은 아에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이혼을 하고 하루미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시간까지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루미치와 아에의 사랑했던 시간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되어 결국 끝내 말하지 못하고 끝이 납니다. 그렇게 이 이야기는 이뤄지지 못할 슬픈 사랑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극적인 우연들에 연속으로 서로 재회를 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이 드라마를 앞으로 보게 될 분들을 위해서 구구절절하게 활자로 옮기지 않겠습니다.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를 겨울에 만나 보게 되어 더 좋았고 기억 먼 곳에 있던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를 다시 들은 것도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기억 속 먼 곳에 있던 한 사람에 대한 추억에 아름다운 부분들을 꺼내어보게 되어서 더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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