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아, 무슨 짓을 한거냐?’
가끔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싶은데 그냥 생각 없이 시원하게 다 때려 부시는 영화가 보고 싶은 그런 날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봤던 ‘하트 오브 스톤’이 그런 날에 저의 니즈를 꽤나 잘 채워줬기 때문에 비슷한 류의 영화라고 생각했던 ‘익스트랙션2’를 보게 되었습니다.1편이 공개되었을 때 마블 어밴져스에 황금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해준 루소 형제가 참여하고 우리에 토르 햄식이형이 주연인 액션 영화라는 말에 공개 일을 기다리고 당일에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게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았다는 정도에 희미한 기억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그 당시 넷플릭스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부분이 단점으로 저에게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은 잘 만든 것 같은데 뭔가 감상 후에 느낌이 기존 상업영화들에 비해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올드 가드’ ‘버드 박스’ ‘익스트랙션1’에 영화들에게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은데 그 이후 경험하게 된 ‘로마’ ‘결혼 이야기’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과 같은 훌륭한 작품들을 통해서 그런 느낌은 이제는 많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익스트랙션 2’는 어쩌면 액션이 전부인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 영화에서는 굉장한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초반부에 길게 이어지는 액션 시퀀스들을 보면서 비디오 게임 같다는 느낌을 일차원적으로 받았던 것 같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잘 만든 비디오 게임을 할 때면 영화 같은 연출들에 놀라기도 하는데 이제는 반대로 영화를 보고도 그런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을 보니 그런 부분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이야기의 구조는 단순합니다. 어쩌면 몇 번쯤은 다른 영화들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할 정도로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흔한 반전도 없고 주인공들에 감정선은 다음에 이어질 전투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에 보는 사람에 머릿속에 그리 큰 인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액션에 타격감은 훌륭합니다. 총기를 기본으로 주변 사물 활용도 훌륭하고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합니다.어떤 영화들은 이도 저도 아니게 완성되는 안타까운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감독이 이야기에 끌려다니다가 좀 심심할 때쯤 애매한 유머를 넣고 그리고 엉성한 액션들을 뒤범벅하거나 쭉 속도감 있게 그 영화에 테마에 맞게 진행되다가 되지도 않는 신파를 뿌려 초반부에 장점들마저 잃게 만드는 작품들도 여전히 많습니다.
‘익스트랙션2’는 그 선택과 집중에 성공 사례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이나 영화나 너무 많은 것들 담으려다 보면 좋은 결론으로 도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이 단어에 잘 부합하고 트레일러를 보고 이 영화를 기대한 사람들에 기대치를 충분히 채워줍니다. 이것을 완벽한 영화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시간 아깝지 않은 수작이라고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1편을 봤는데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이 없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 3편이 나왔을 때도 2편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존 윅 시리즈가 그러하듯 잘 만들어진 액션 시퀀스들에 불필요한 신파가 섞이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가 줄 수 있는 카타르시스는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3편을 예고하듯이 다시 멋진 작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