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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Story Nov 17. 2021

지구의 이방지대, 데스밸리 국립공원

소금벌판, 모래언덕, 돌산이 공존하고 희귀한 동식물이 생명을 이어가는 곳

데스밸리(Death Valley)를 직역하면 ‘죽음의 골짜기’로, 공식 명칭이라기보다 마치 별칭같이 들린다. 이곳은 여름 평균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고 연간 강수량도 매우 적은 곳이지만 지구 상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특이하고도 매력적인 다양성으로 관광객 발길을 모으는 곳이다.


극한의 죽음 골짜기

면적이 330만 에이커인 데스벨리 국립공원(Death Valley National Park)은 193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연간 방문객은 80만에서 100만 정도 되며 엘에이에서 북동쪽으로 200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엘에이 출발 기준으로, 라스베가스 가는 길인 I-15를 타고 베이커(Baker) 시에서 내려 127번 도로를 갈아타고 들어가거나, 북쪽으로 395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178번으로 갈아 타고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데스밸리는 서쪽 파나민트 산과 동쪽 어멀고사 산, 그리고 가운데 밸리(평원)로 크게 세 지역으로 나뉜다. 양쪽 산악지대에 비가 내려 가운데 밸리에 빗물이 모이면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데스밸리 토양의 특성으로 홍수가 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안에 위치한 이곳 기후는 7, 8월에는 섭씨 50도를 오르내리고, 연평균 강수량 40mm 내외인 사막 기후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지역이다. 1913년 7월, 현재까지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온도였던 섭씨 56.7도(화씨 134도)를 기록한 곳인 배드워터 베이신(Badwater Basin) 지역은 해수면보다 86m 낮아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고도가 제일 낮은 곳으로 기록됐다.

이렇듯 불타는 듯한 기후로 악명 높은 곳이지만, 그 이름과는 다르게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린 수백 가지 동물들과 1000가지가 넘는 식물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름에 얽힌 이야기

어떻게 이곳이 ‘죽음의 골짜기’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1849년 골드러시가 한창이었을 때, 금을 찾아 동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개척자들(49ers)*이 유타 주 솔트레익(Salt Lake)에서 폭풍우를 만나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넘어갈 수 없게 되자 남쪽으로 우회하게 되었다. 그들은 곧 이곳이 험난한 길이라는 걸 알아차렸지만 가던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 이 지역을 통과하면서 하나, 둘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마침내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곳을 ‘죽음의 골짜기’라고 불렀다는 것이 첫 번째 설이다.

다른 하나는 1850년 개척자였던 존 헤이니 로저스(John Haney Rodgers)와 윌리엄 루이스 맨리(William Lewis Manly)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이곳을 빠져 나오면서 ‘굿바이 데스밸리(Good Bye, Death Valley)’라고 치를 떨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데스밸리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극한의 자연 속에서 순간순간 죽음의 공포와 싸우며 이곳을 빠져 나왔기 때문에 그들이 이 지역에 ‘죽음’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특이한 장소    

배드워터 베이신(Badwater Basin)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해수면보다 86m 낮아, 해저에 속한다. 이곳은 바닷물이 증발하여 광대한 소금 벌판을 이룬 곳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비로운 이방지대 모습을 보여준다.  

  

데빌즈 골프 코스(Devil’s Golf Course)

울퉁불퉁한 크고 작은 소금 결정체로 덮힌 땅을 마치 굴착기가 거칠게 땅을 파헤쳐 놓은 것 같은 모양이다. ‘악마의 골프장’라는 이름이 보여주듯 오로지 악마들만이 이곳에서 골프를 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아티스츠 드라이브(Artist’s Drive)

색색의 산과 언덕 사이를 드라이브 하면서 구경할 수 있는 코스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화산 파편이 쌓이게 됐는데 그 속의 금속 성분과 미네랄 등이 오랜 시간 풍화작용과 화학 작용을 통해 바위나 언덕 색깔을 환상적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특히 이곳 안에 있는 아티스츠 팔레트(Artist’s Palette)는 마치 예술가들이 분홍, 자주, 핑크, 민트, 갈색, 검정 물감 등을 언덕에 뿌려놓은 듯하다.    


자브리스키 포인트(Zabriskie Point)

일출과 일몰이 장관인 곳이다. 주차를 하고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거기서 바라보는 데스밸리 모습은 무척 신비롭다. 오른쪽은 바위 산이 병풍처럼 서있고 왼쪽으로는 노랗고 완만한 언덕들이 마치 미로처럼 조밀조밀 이어져 있다.    


단테스 뷰 포인트(Dante’s View Point)

5000피트 높이에서 환상적인 데스밸리 소금 벌판과 주변 모습을 파노라마 식으로 전망할 수 있는 곳이다. 데스밸리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으로, 높은 산들과 낮은 평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photo by eyfoto

튜엔티 뮬 팀 캐년(Twenty Mule Team Canyon)

구불구불한 2.7마일 비포장 드라이브 코스이다. 자브리스키 포인트에서 왼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침전물이 쌓여 만들어낸 크고 작은 언덕들에 둘러싸여 있는 미로 같은 이 길을 지나다 보면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레이스트랙(The Racetrack)

‘항해하는 돌(Sailing Stone)’로 유명한 곳이다. 돌들이 마치 레이스를 펼치듯이 움직인 흔적을 따라 트랙이 만들어졌다. 돌이 왜 움직이는지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돌의 움직임을 실제로 본 사람도 없다고 한다. 이곳에는 반드시 사륜구동 차를 이용해 들어가야 한다.    

photo by Tashka

메스퀴트 플랫 샌드 듄스(Mesquite Flat Sand Dunes)

산에서 흘러내린 모래가 오랜 시간 동안 쌓여 이뤄진 언덕으로 메스퀴트 나무가 서식하고 있어 이름이 이렇게 붙여졌다. 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기에 도마뱀, 방울뱀, 캥거루쥐들도 살고 있다. 바람결에 만들어진 모래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프리카 사막 어딘가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photo by vanbeets

퍼내스 크릭 랜치(Furnace Creek Ranch)

량하고 뜨거운 데스밸리를 식혀주는 오아시스이다. 오래 전 팀비샤(Timbisha) 원주민들이 살았던 곳이며 현재는 국립공원 사무실과 방문자 센터가 있고 숙박할 수 있는 리조트와 주유소, 공항, 상점 등이 있다. 공원 안 9개 캠핑장 중, 1년 내내 여는 캠핑장이 이곳에 있다.  

  

스카티스 캐슬(Scotty’s Castle)

1920년대 시카고에 사는 백만장자 알버트 존슨(Albert Johnson)이라는 사람이 건강하지 못했던 아내를 위해 지은 별장으로, 스패니쉬 스타일 맨션이다. 이곳을 짓고 관리해 줬던 ‘데스밸리 스카티(Death Valley Scotty)’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가 금광을 발견해 부자가 되어 이 별장을 지었다고 허세를 부리고 다녔다고 한다. 존슨이 죽고 스카티는 1954년까지 존슨 돈으로 일생을 호의호식하며 여기에서 살다가 죽어 이 집 뒤 언덕에 묻혔다.

투어 서비스를 이용하면 1930년대 복장을 한 공원 레인저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웰트 극장 오르간 소리도 들을 수 있다.    

photo by SpVVK


이외에도, 사막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다윈 폭포(Dawin Falls), 옛날 원주민들의 그림과 1900년대 초 구리와 납을 생산하던 광산을 볼 수 있는 티터스 캐년(Titus Canyon), 데스밸리 펍피쉬(Death Valley Pupfish)라는 희귀종 물고기가 사는 소금 시냇물 솔트 크릭(Salt Creek), 여러 색깔 돌들이 박혀 있는 모자이크 캐년(Mosaic Canyon), 거대한 화산 분화구인 우베헤베 크레터(Ubehebe Crater), 금빛 골든 캐년(Golden Canyon), 1867년에 지여져 숯을 생산해 지금도 은은한 숯향기를 풍기는 와일드로즈 숯가마(Wildrose Charcoal Kilns)와 여러 뷰 포인트(View Point)들이 데스밸리에 있다. 또한 베이커 시에서 남쪽 출입구로 들어오다 표지를 보고 오른쪽으로 가면 테코파 핫 스프링스(Tecopa Hot Springs)가 나오는데 이곳은 온천물에 유황이 다량 함유된 곳으로 비록 시설은 세련되지 못하지만 한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가을부터 봄까지 방문하기 가장 좋아

여름에는 보통 섭씨 50도(화씨 120도)를 넘기 때문에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11월에서 4월 정도가 되겠다. 여름에 조난사고도 번번히 일어나는 곳이다. 특히 수년 전에는 포장도로를 벗어나 차를 몰던 한인 남매 여섯 명이 조난 당했다가 극적으로 구조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덥고 건조해 탈수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충분한 물과 모자, 선글라스, 선블럭 크림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물품이다.

비포장도로로 진입해야만 볼 수 있는 곳에 가려면 반드시 사륜구동 차로 이동해야 한다. 사륜구동이 아니라면 포장도로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서라도 자갈로 되어 있는 갓길에 정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날카로운 작은 돌에 타이어가 펑크가 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차 안에서는 되도록이면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엔진이 과열되어 있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실제 각 자동차 회사에서 신제품을 출시하기 전 극한 상황에서 차가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 테스트 하기 위해 한여름에 데스밸리에 오기도 한다.



인근 도시 둘러보기     

베이커(Baker)

엘에이에서 데스밸리로 향하는 I-15에서 127번 도로로 바꿔 타는 작은 도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온도계가 있는 곳이다. 높이 135피트, 무게 77파운드의 온도계는 콘크리트 구조물과 전자, 전기장치에 의해 작동을 했었지만 지금은 멈춰져 있다.     


쇼손(Shoshone)

이 도시의 붉은 색 크라우바 카페 앤 설룬(Crowbar Café and Saloon) 간판은 서부시대 단면을 보여주기 충분하다. 1930년대에 세워져 현재까지 영업을 하는 곳으로 영화 촬영지로서도 인기가 높다. 데스밸리 국립공원으로 들어가기 전 주유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죽음의 땅이 지닌 매력

미국 개척 역사와 함께 시작되어 그 척박한 자연환경으로 인간들에게 극한을 경험하게 한 죽음의 땅, 데스밸리(Death Valley). 다양한 색과 모양을 가진 산, 계곡, 소금 벌판, 폭포, 모래 언덕이 함께 공존하며 희귀한 동식물들이 치열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숨쉬는 자연사 박물관 같은 곳이다.

그저 스쳐지나가 버리면 보이지 않을 숨막힐 듯한 아름다움에 싸인 데스밸리 한가운데 서서 진부하지만 어린 왕자처럼 사막이 왜 아름다운가를 되새겨 보게 된다.

www.nps.gov/deva/index.htm

www.deathvall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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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리나이너즈(49ers)

골드러시가 최고조에 달했던 1849년 금을 찾아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던 개척자들을 일컫는 이름으로 ‘49’은 ‘1849’ 중 뒤의 두 숫자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풋볼팀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골드러시 현장이었던 도로는 ‘SR49’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골드러시 때문에 생겨난 이름도 많다. 샌프란시스코 축구팀 치어리더 팀은 ‘골드러시’ 최초 금 발견지역은 ‘골드 카운티’이고 캘리포니아 주의 별명은 ‘골든 스테이트’이다.

image from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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