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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Story Nov 19. 2021

오징어게임 배우들이 다녀간  라크마는 어떤 곳?

"LACMA에 가면, 그림이 있고 영화가 있고 음악도 있고..."

라크마(LACMA)는 엘에이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을 줄인 말이다. 엘에이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손꼽히는 명소로 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인데, 요즘 더 유명세를 탔다. 넷플릭스에서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한 드라마 <오징어게임> 출연 배우들이 지난 6일 오후, 이곳 ‘아트+필름 갈라’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미술관이라 하면, 그림이나 조각 등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라크마는 미술관이라는 개념을 넘어 종합예술관 모습으로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생명체 같은 곳이다.

영화 <오징어게임> 출연진과 스테프 (사진: 라크마 제공)


미 서부에서 가장 큰 규모 미술관

엘에이 한인타운 중심, 윌셔 가(Wilsher Boulevard)를 따라 차로 10분 정도 서쪽으로 가면 엘에이 자랑거리인 라크마가 나온다. 라크마는 현재 20에이커 면적에 일곱 개 빌딩을 가진, 미 서부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미술관이다. 미 전역에서 워싱턴 DC 국립미술관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크다고 알려졌다.

이곳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10만 점 가량 예술작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약 100만 명이 방문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골동품과 피카소 같은 거장들 작품을 볼 수 있고, 멕시코와 마야문명, 고대 이집트 문명 전시를 비롯해 유럽 회화, 로마제정, 르네상스 시대 예술품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이나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작품 등을 공수해 와 전시회를 열고,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전시회도 열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매주 다양한 콘서트가 열렸다.

라크마는 1910년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근처 Exposition Park에 세워진 L.A. Museum of History, Science and Art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1961년 따로 분리되어 예술 중심 독립기관으로 다시 설립되었다가, 1965년 Ahmanson 빌딩, Hammer 빌딩, Bing Theater 등을 갖추고 현재 위치인 윌셔 가에 새로이 개관되면서 미술작품만을 소장하고 전시하는, 예술을 위한 전문적인 기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1986년 Anderson 빌딩(Art of the Americas 빌딩)과 1988년 Pavilion for Japanese Art가 증축돼, 5개 건축물로 이뤄진 라크마 모습이 갖춰졌다. 이어 1994년 LACMA West관이 개관되고, 2008년 2월에 Broad Contemporary Art Museum(BCAM)이 개관되었다. 2010년 Lynda and Stewart Resnick Exhibition Pavilion 개관에 이어 2011년 Ray’s 레스토랑과 Stark Bar가 들어섰다. 라크마는 예술작품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행사 주관하고 있으며 교육에까지도 영향력을 끼치는 엘에이의 소중한 유산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랜드마크가 된 붙박이 전시품    

Levitated Mass(공중에 떠 있는 덩어리)

윌셔 가에 있는 주 출입구를 맨 앞쪽이라고 치면, 그곳을 가로질러 맨 뒤쪽이라 할 수 있는 6가 쪽 넓은 터에 Michael Heizer 설치작품인 ‘Levitated Mass(공중에 떠 있는 덩어리)’를 볼 수 있다. 지난 2월, 리버사이드 카운티(Riverside County) 한 채석장에서 채굴된 무게 340톤, 높이 21피트, 폭 32피트 화강암 덩어리를 456피트 정도 고랑을 파고 그 위에 올려 놓은 작품이다. 라크마 미술관까지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옮겨왔는데, 그 과정이 TV에 생중계되었고, 많은 시민들이 나와 돌을 실은 트레일러에 갈채를 보냈다. 이동용 트레일러 길이는 294피트였고 트레일러와 달리에 장착된 타이어만 176개였으며 설치 비용은 1000만 불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 바위덩어리 이동을 한국 기업인 한진쉽핑에서 맡아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Urban Light(도시의 가로등)

Chris Burden 작품으로, 미술관 주 출입구 옆인 윌셔 가에 위치해 있다. ‘가로등 숲’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보는 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각도와 배열로 정렬되어 있다. 202개 주철로 된, 17가지 다른 형식의 가로등은 모두 한때 엘에이 도심을 밝혔던 것이다. Burden이 벼룩시장에서 가로등을 구입한 후 매료되어 수집해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가로등은 어두워진 뒤의 안전함과 보기에 아름답다는 점에서 세련된 도시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해질녘에 켜져서 오후 10까지 불을 밝히는 이 작품은 태양에너지로만 작동되고 있다.


현대 건축물 구경하는 재미

Broad Contemporary Art Museum(BCAM)

현재 라크마는 10년 동안 총 3단계에 걸쳐 ‘Transformation’이라는 명칭 변환 작업이 프리츠커 상 수상으로 유명한 건축가 Renzo Piano에 의해 진행됐다. 그 1단계가 바로 2008년에 완공된 라크마의 자랑, Broad Contemporary Art Museum(BCAM)이다.

Eli & Edythe Broad 부부는 BCAM 건축 비용으로 5000만 불, 예술품 구입으로 1000만 불을 기부했고 개관 전시를 위해 200점에 달하는 예술품을 대여해 주었다. 이를 계기로 라크마에 새로운 현대미술관이 건축될 수 있는 초석이 놓였다. 이후 여러 뜻있는 사람들 기부로 기금이 조성되어 이곳이 설립될 수 있었다.

BCAM은 3층 건물의 6만 Square Ft. 규모로 파리 퐁피두센터를 건축한 Renzo Piano 작품으로서, 자연 채광이 들게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노력이 엿보인다. 이곳 지붕 위에는 태양광 집광판이 얹혀져 있는데, 그 모습이 또한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전시돼 있는 듯하다.

BCAM은 외부로 드러난 빨간색 철 골조와 동선을 강조한 구조다. 야외 에스컬레이터 타고 1층에서 3층까지 곧바로 올라가 3층에 전시된 작품을 본 다음, 거대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그리고 1층으로 내려오면서 예술품을 감상하는 동선으로 되어 있다.

현재 세계에서 주목받는 예술가들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서도호 작가를 비롯한 한인 예술가들 작품이 종종 전시돼 엘에이 한인들에게도 친근한 곳이다.

Ahmanson Building

현대 미술품, Art of Pacific, 독일 인상주의 작품과 고대 미술품, 유럽 예술품 등이 이곳에서 전시되고, 이외 Islamic Art, South and Southeast Asian Art가 전시되어 있다. 1층에는 Art Catalogues Store가 있다.  


Hammer Building

매표소가 있는 이 건물에는 한인사회 기금 50만 불 지원을 통해 2009년 재개관한 한국관이 있다. 직사각형 입구 전체를 둘러서 한글로 크게 ‘한국미술’이라고 써 있어서 갈 때마다 한국인으로서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들었는데, 담당자가 바뀌면서 ‘한국미술’이라는 표지도 없어지고 한국관이 중국 예술품을 함께 전시하는 곳이 돼버려 아쉬움이 남는다. 이를 두고 엘에이 총영사관이 무대책으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다. 남녀노소 모두가 한국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방문자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외 각종 Youth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Boone Children’s Gallery와 Gift Shop 등이 이 건물 안에 있다.    

Bing Theater

각종 Film Festival이 열리는 곳으로, 지난 2012년 추창민 감독, 이병헌 주연의 한국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시사회가 열렸다. Brown Auditorium과 Bing Theater Plaza Café가 있다.

지난 2012년, 영화 <광해> 시사회 전 Bing 극장 앞에서 인터뷰 중인 배우 이병헌

Art of the Americas Building(Anderson Building)

세계 유명 미술관으로부터 대여한 예술품이 주로 전시된다. American Art와 Latin America Art, 고대 America 예술품이 전시되며, 특별한 전시회장으로도 열려 있는 공간이다.

Pavilion for Japanese Art

미국 건축가인 Bruce Goff가 설계한, 이름 그대로 일본 예술품과 골동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3층 구조로 되어 있다.

Lynda and Stewart Resnick Exhibition Pavilion

특별히 기획된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는 곳이다.

야외 재즈 콘서트가 한창이다


라크마 주변에 가 볼만한 곳    

Page Museum(www.tarpits.org)

엘에이 자연사박물관 부속박물관이다. La Brea(라브레아)에서 발굴된 방대한 빙하기 때 살았던 동물 화석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라크마와 담이나 경계 없이 넓은 잔디밭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잡고 있는데, 이 지역에서는 현재도 여전히 검은 색 아스팔트 냄새가 나는 Tar(타르)가 샘처럼 솟고 있다. 빙하기 때 타르 늪에 빠지면 동물들은 타르에 발이 묶여 헤어나오지 못하고 죽었다. 그 타르로 인해 동물 뼈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을 수 있었다. 지금은 멸종된 Saber Tooth 화석과 늑대, 늘보, 맘모스 화석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연구 실험실 벽을 유리로 만들어, 그 안에서 연구원들이 화석을 분류하고 다듬는 모습을 관객들이 관찰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건물 안쪽으로는 작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Farmer’s Market

라크마에서 Fairfax 길을 따라 북쪽으로 차로 5분 정도 가면 나오는 이곳은 1870년 일리노이 주에서 이주해 온 A.F. Gilmore가 동업자와 함께 농장을 시작, 농산물을 팔기 시작하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1905년 오일이 발견되면서 Gilmore Oil Company가 설립되었는데 Farmer’s Market 중심부에 그 회사 주유소가 보존되어 있다. 현재 레스토랑, 유기농 채소 과일 상점, 정육점, 등 먹을 것, 볼 것 많은 엘에이 주민들 휴식처이자 약속 장소이기도 하다.

The Grove Mall

미국 연예인이나 한국 연예인을 보았다는 목격담이 종종 들려 오는 엘에이에서 가장 유명한 몰이다. Farmer’s Market 바로 옆에 붙어서 자리잡은 이곳은 각종 유명 패션 관련 브랜드가 입점해 있고 영화관이나 레스토랑 등이 즐비한 야외에 조성되었다. 2층 트롤리 버스가 운행되고, 분수 쇼를 감상할 수 있으며, 해질녘엔 콘서트도 열려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엘에이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www.lacm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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