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춰있어줘...
출장을 많이 다니다 보면,
어떤 장소는 시간에 따라 그 기운이 천차만별이다.
가령 터미널 같은 곳이 그렇다.
금요일 저녁쯤이면
젊은 남녀들이 들뜬 얼굴로 매표소 앞에 선다.
각자의 가방엔 피곤이 묻어 있지만,
눈빛만은 설레는 약속으로 반짝인다.
그리고 도착한 곳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반갑게 포웅하며 행복한 미소가 가득 얼굴에 번진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이 되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자리, 같은 사람들인데
이번에도 서로를 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그리고 그 포웅의 시간은 처음 그때보다더 길면서도
더 깊게 서로를 감싸 안는다.
이윽고,
이번에는 손을 흔드는 대신 손을 놓는다.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다
버스 문이 닫히면,
그제야 얼굴이 흐려진다.
차창 너머로 스치는 불빛 속에서
누군가는 웃음을,
누군가는 눈물을 남겨둔 채 각자의 도시로 돌아간다.
나는 그런 모습을 수도 없이 보았다.
금요일에는 설렘이 도착하고,
일요일에는 그리움이 출발한다.
터미널은 늘 그렇다
누군가의 시작이자,
누군가의 끝이다.
한동안 나는 그것이 단순한 주말 풍경이라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인생도 결국 그런 터미널 같은 곳이 아닐까.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맞이하고,
또 누군가를 떠나보내며
그 사이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 그 짧은 숨결 사이에
사랑이, 후회가, 그리움이 스쳐 지나간다.
그래서 나는 터미널을 지날 때마다
그곳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을 잠시 바라본다.
어쩌면 그들은 단지 버스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 한켠에 남겨둔 무언가를
다시 마중하러 온 것일지도 모르니까.
소중한 시간
곁에 있는 연인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싸우지말고 사이좋게 지내라. 이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