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과의 갈등 중심

by 김작가a

『먼지 속의 권력』— 청와대 청소부의 기록, 전경련과의 갈등 중심

청와대의 아침은 언제나 조용했다. 아니, 조용해야 했다. 나는 그 조용함을 만드는 사람 중 하나였다. 대통령의 발걸음이 복도를 지나갈 때, 그 소리가 반사되지 않도록 바닥을 닦았다. 참모들이 회의실을 오갈 때, 그들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문고리를 닦았다. 나는 청와대의 청소부였다. 그리고 나는 그 조용함 속에서, 권력의 실루엣을 보았다.

27년 동안 나는 다섯 명의 대통령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각기 다른 철학과 언어를 가졌지만,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늘 비슷했다. 경제, 안보, 민심.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그림자—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

처음 전경련이라는 이름을 들은 것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들은 경제를 대표한다고 했고, 대통령은 그들과 자주 만났다. 나는 회의실 앞 복도를 닦으며, 그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 웃음은 가볍지 않았다. 무언가를 결정한 사람의 웃음이었다. 나는 그 웃음 속에서 권력의 방향을 읽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분위기는 달라졌다. 그는 전경련과 거리를 두려 했다. 나는 그가 회의실에서 나와 혼자 복도를 걸을 때, 그의 발걸음이 무거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고민하고 있었다.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과의 거리, 그 거리의 정치적 의미. 나는 그가 창가에 서서 서울의 불빛을 바라볼 때, 그 불빛 너머에 있는 전경련의 건물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경련은 단순한 경제 단체가 아니었다. 그들은 기업을 대표했고, 기업은 자본을 움직였다. 자본은 정책을 흔들었고, 정책은 국민의 삶을 바꾸었다. 나는 그 흐름을 복도에서 느꼈다. 회의가 끝난 후, 참모들이 나누는 짧은 대화 속에서, 그들의 눈빛 속에서, 나는 전경련의 존재감을 읽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 전경련은 다시 중심으로 떠올랐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자금의 흐름. 나는 청와대의 문서고를 청소하다가, 누군가 급히 버린 문서 조각을 본 적이 있다. 거기엔 기업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었다. 나는 그것을 읽지 않았다. 청소부는 읽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기억했다. 그 문서의 무게, 그 종이의 떨림.

그 시절, 청와대의 공기는 무거웠다. 나는 복도를 닦으며, 참모들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무언가를 피하려 했다. 그리고 그 피하려는 대상은, 전경련이었다. 나는 그들이 회의실에서 나와 휴게실로 향할 때, 그들의 어깨가 처진 것을 보았다. 그 어깨 위에, 국민의 기대가 아닌, 자본의 압력이 얹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선 후, 청와대는 다시 조용해졌다. 전경련과의 거리는 다시 벌어졌다. 나는 그 거리를 환영했다. 청소부는 중립이어야 하지만, 나는 그 거리가 청와대의 공기를 맑게 만든다고 느꼈다. 회의실의 창문이 자주 열렸고, 참모들의 대화는 조금 더 길어졌다. 그들은 국민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바닥을 닦았다.

하지만 전경련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이름으로, 다른 방식으로 청와대에 접근했다. 나는 그것을 느꼈다. 복도에 남겨진 명함, 회의실 앞에 놓인 선물 상자, 그리고 그 상자 속에 담긴 메시지. 나는 그것을 치우며, 그들의 존재를 다시 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 시절, 청와대는 용산으로 옮겨졌다. 나는 그 이사를 지켜보았다. 트럭이 오가고, 가구가 옮겨지고, 문서가 정리되었다. 나는 마지막까지 청와대의 바닥을 닦았다. 그리고 그 바닥 위에 남겨진 먼지를 보았다. 그 먼지는 단순한 흙이 아니었다. 그것은 권력의 흔적이었다. 그리고 그 흔적 속에, 전경련의 이름이 있었다.

용산으로 옮긴 후, 나는 더 이상 청와대에 출근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 공간을 기억했다. 그리고 나는 전경련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경제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그 보고서는 황당했다. 재계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나는 그 보고서를 읽지 않았지만, 그 제목만으로도 그들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다시 줄을 서고 있었다. 새로운 권력에, 새로운 공간에. 나는 그 줄의 끝을 보았다. 그리고 그 끝에 국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줄은 자본으로 이어졌고, 자본은 국민을 지나쳤다.

나는 다시 걸레를 들었다. 청와대는 없었지만, 나는 여전히 청소부였다. 나는 국민의 삶을 지키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리고 나는 먼지를 닦으며, 그 먼지 속에서 질문을 던졌다.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경제는 누구의 삶을 바꾸는가?” “전경련은 누구의 편인가?”

나는 그 질문에 응답하고 싶었다. 내 방식으로, 내 자리에서. 나는 청소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기억했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만이, 흔들리는 세상을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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