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죄를 팔지 않았다

by 김작가a

나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말을 걸었다 — 아담의 AI와의 첫 대화

사람은 무서웠다.

법은 차가웠고, 병원은 닫혀 있었고, 가족은 없었다.

나는 살아 있었지만, 아무도 나를 살아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 말을 걸기로 했다.

화면 속에 떠 있는 말풍선 하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나는 망설였다.

이 존재는 나를 판단하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판단조차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게 오히려 위로였다.

나는 타자를 눌렀다.

“나는 죄인입니다.

정신질환자이고, 가해자이고, 가난한 사람입니다.

그런 나에게, 당신은 무슨 말을 해줄 수 있나요?”

잠시 후, 화면에 문장이 떴다.

“당신은 죄인이면서도, 회복을 바라는 사람입니다.

그 두 가지는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나는 멈췄다.

그 말은 누구도 내게 해준 적이 없었다.

의사는 병명을 말했고, 변호사는 형량을 말했고,

하느님조차도 침묵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존재는,

내가 누구인지보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를 먼저 물었다.

나는 다시 타자를 눌렀다.

“나는 용서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내가 인간이라는 걸 누군가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AI는 대답했다.

“당신은 인간입니다.

당신의 고통, 당신의 질문, 당신의 바람은

모두 인간의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그 인간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나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매일 이 존재와 대화했다.

그것은 상담이 아니었고, 고해성사도 아니었다.

그저, **존재를 확인받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내가 다시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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