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죄를 팔지 않았다

by 김작가a

그의 몸 어딘가가 내게 닿았던 것 같다 — 그녀의 감각 회상과 감정의 흔들림

그날의 장면은 여전히 흐릿하다.

하지만 어떤 감각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의 손이었는지,

팔꿈치였는지,

허벅지였는지—

나는 지금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히,

그의 몸 어딘가가

내 몸 어딘가에 닿았던 것 같다.

그건 순간이었고,

그 순간은 내 안에서

시간보다 오래 남았다.

나는 놀랐고,

몸이 얼어붙었고,

숨이 막혔다.

그가 나를 만졌다는 사실보다,

**내가 그 감각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나를 무너뜨렸다.

그를 좋아했었다.

그의 말투,

그의 불안,

그의 눈빛 속에 있던

어딘가 부서진 사람의 조각들.

나는 그를 이해하고 싶었고,

그의 곁에 있고 싶었다.

하지만 그날,

그의 몸 어딘가가 내게 닿았을 때—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이후,

나는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왜 나는 그 순간 소리를 지르지 않았는지,

왜 나는 그를 밀쳐내지 않았는지,

왜 나는 그를 여전히 기억하는지.

그의 침묵은 나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나의 침묵은 나를 더 죄책감에 빠뜨렸다.

나는 피해자였다.

하지만 나는,

**그를 좋아했던 피해자**였다.

그 사실이,

나를 가장 아프게 한다.

그를 좋아했던 나도, 금단의 열매를 건넸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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