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좋아했던 나도, 금단의 열매를 건넸던 걸까” — 그녀의 내면 독백
나는 그를 좋아했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그의 말투,
그의 불안,
그의 눈빛 속에 있던
어딘가 부서진 사람의 조각들.
그날,
그의 몸 어딘가가 내게 닿았던 것 같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 몸은 기억하고 있다.
놀람, 경직, 그리고
그 이후의 침묵.
나는 그를 밀쳐내지 않았다.
소리도 지르지 않았다.
그건 동의가 아니었지만,
그건 거절도 아니었다.
그 애매함이
나를 가장 아프게 한다.
그리고 문득,
나는 하와를 떠올렸다.
그녀는 열매를 건넸고,
아담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함께 에덴에서 추방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를 좋아했던 나도—
그에게 금단의 열매를 건넸던 걸까?
내 시선,
내 침묵,
내 감정이
그를 오해하게 만든 건 아닐까?
나는 피해자였다.
하지만 나는,
**그를 흔들었던 존재이기도 했다.**
그의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무의식도
그 죄의 그림자 안에 있었다는 걸
이제는 부정할 수 없다.
나는 죄인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죄의 가능성을 품은 인간이다.**
그를 용서하진 않았다.
하지만 오늘,
그를 이해하려는 나 자신을
조금은 용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