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창 ufc 직관 후기

by mica

요즘 인터넷 기사나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읽다 보면, 문득 묘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가감 없이 쏟아내는 이곳이 마치 고대 그리스의 토론장, '아고라'가 오늘날의 모습으로 변한 건 아닐까 하고요.


물론 그때와 달라진 점도 있겠지요. 발전이라는 흐름 속에 우리에겐 '익명성'이라는 가면이 주어졌으니까요. 그 가면이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가려준 덕분에, 우리는 더 솔직하고, 때로는 더 날카롭고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오가는 소란스러운 광장을 손바닥 안에 두게 되었습니다.


저는 댓글창을 보며, 조심스럽게 그 이면을 상상해 보곤 합니다. 얼굴도 모르는 타인을 향해 뾰족한 말을 뱉는 저 사람도, 화면 밖에서는 오늘 하루 고단한 일상을 버텨낸 누군가의 아버지이거나, 혹은 그저 따뜻한 관심이 고픈 외로운 사람일지 모른다고요. 익명 뒤에 숨어 거친 모습을 보일지언정, 그들 또한 저와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상처받는 생명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마냥 밉고 험하게만 보이던 글자들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옵니다. 보이지 않아도 그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 저는 그 미약한 인기척을 믿어보고 싶습니다.


부정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풍경을 보며 살아가고, 긍정적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긍정적인 풍경을 보고 살아갑니다. 긍정적인 풍경을 보고 살아가면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지고 부정적인 풍경을 보며 살아가면 삶이 가라앉아 우울해지고 늘 회의적인 태도로 살아갑니다. 제가 워낙 부정적인 세상속에서 살아왔던 터라 저는 억지로라도 좋은 쪽을 더 많이 바라보려 애쓰는 편입니다. 누군가는 제게 세상 물정 모르고 머릿속에 꽃밭만 가득하다고 핀잔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네, 어쩌면 그 말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나는 사람이다." "우리는 사람이다."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이 더 많은, 우리는 결국 사람이다."


제가 만들고 스스로 자주 애용하는 인류애 회복용 문구인데 꽤 효과가 있답니다.

추천드려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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