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2

by mica

생일이 지나 나는 스물두 살이 되었다. 게다가 베니스였다. 언젠가 지도 위에서만 보던 도시에서 생일을 맞게 될 줄은 꽤 오랜 시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날 밤, 우연히 만난 여행자들이 내 이름을 부르며 웃고, 케이크에 촛불을 꽂아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 나는 그 장면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마치 잘못된 장면이 우연히 내 삶의 영화에 끼어든 듯한 기분이었다.


어릴 적에는 생일이 꽤 중요한 의식이었다. 작은 케이크와 몇 가지 말들이 그날의 전부였지만, 이상하게도 그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전통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중학생 이후로는 그런 일들이 점점 흐려졌다. 사람들은 바빴고, 나도 표현이 서툴렀고, 어느 순간 생일은 그저 달력 위의 숫자 중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숙소 문을 열고 “생일 축하해!”라고 외치며 뛰어나오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내 머릿속은 잠시 하얘졌다.
감사하다는 말은 훨씬 늦게 따라왔다. 나는 평소에 혼자가 익숙한 사람이다. 혼자 걷고, 혼자 생각한다. 그게 편하다고 믿었다. 어쩌면 외로움을 모른다고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여행 속에서, 누군가는 나에게 말했다.


“이 정도면 사람을 끌어당기는 운세 같은 거 있는 거 아닌가요? 도화살 같은.”


그 말이 농담인지 진심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문장에는 어떤 이상한 설득력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때의 나는 혼자였던 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든 스몰토크가 생겼고, 그 스몰토크는 작은 인연으로 변했다.
물론 이 인연들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여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경험은, 묘하게 아름다웠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나는 그 시간을 생각한다.

유리잔처럼 얇고 투명한 밤 공기, 물결이 벽에 부딪히며 내던 잔잔한 소리, 익숙하지 않은 언어가 공기 중에 맴돌던 순간들.

그 모든 것들이 내게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었다.

나는 외롭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그걸 늦게 알아차린 사람일 뿐이라는 걸.


최근 나는 이상한 꿈을 꾼다. 늘 내가 외면해오던 것들—콤플렉스, 상처, 오래 묵은 감정들이 꿈속에서 문을 두드린다. 그건 불편하지만, 동시에 무언가 자연스럽기도 하다.

아마도 이제는 채우는 것보다 비워야 할 때이다.

썩어 있던 감정을 한 스푼씩 꺼내어 바람에 흘려보내는 일.

그렇게 나는 스물두 살을 시작한다.
조용하고 조금은 서툴게.
하지만 이전보다 솔직한 마음으로.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