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캐나다를 간다고요...!?
"현지야, 우리 차 타고 캐나다에 갈까?"
"네!? 차를 타고 캐나다에 간다고요? 어떻게요?"
미국 타코마에서 한 달을 지내는 동안
쉬지 않고 여행을 다녔다. 그중 한 곳이 바로 캐나다이다.
시애틀에서 캐나다 국경까지는 차로 2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밴쿠버는 3시간이면 도착한다.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태어난 나는 차 타고 국경을 넘어갈 생각에 전날부터 설레어 잠을 설쳤다. 차 타고 국경 넘는 여행은 상상만 했었는데 실제로 해보다니!!
아침 일찍 사촌언니의 군친구분 집에서 김밥을 쌌다.
한국인은 밥심이 아니겠는가.
미국에서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한국사람들과 아침부터 김밥을 마는 것은 내 인생에서 상상도 못 해본 일인데 별것도 아니지만 이 또한 신선했다.
아무래도 미국은 땅도 넓고 물가도 비싸서 친구들을 모아 여행을 다니는 분위기였다.(내 경험에 의한 나만의 추측이다) 아니면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분들도 있어서 그럴 수도 있고(나 같은 경우는 혼자 있으면 어딜 가고 싶어도 잘 안나가게 되더라. 이 또한 나를 빗대어 본 추측이다)
캐나다 국경을 넘기 위해 달리는 차 안에서 다 같이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2시간 반이 지나서 캐나다 국경에 도착했다.
톨게이트처럼 생긴 입국심사대 쪽으로 차들이 질서 있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한 인터뷰를 한다고 하던데 두근두근 심장이 떨려왔다.
미국에서 캐나다로 육로 이동을 할 때는 별도의 비자가 필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미국 ESTA비자로 충분)
그래도 혹시나 긴장을 했었는데 신분을 보장할 수 있는 미국군인 언니들과 함께라 한방에 통과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마주한 캐나다의 첫인상은 미국과 별반 다른 게 없었다.
미국에 사는 언니들은 도로도 집도 사람도 조금씩 다르다고 했지만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었다.
울창한 숲에 흔들 다리가 있는 린캐년 파크를 산책하고
꼬투리 볶음이 맛있다는 '남한산성'에서 뜨뜻한 순대국밥과 매콤한 꼬투리 볶음, 소곱창 구이를 먹었다.
밴쿠버에서 만든다는 생막걸리까지!! 얼마 만에 만나는 한식이냐. 키야~!
캐나다까지 가서 무슨 한식을 먹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캐나다에서 먹은 음식 중 1위였다.
다음날 유명한 브런치 카페에서 캐나다 전통(?) 음식인 푸틴(감자튀김에 그레이비소스와 치즈를 얹은 음식)과 샐러드 토스트 등을 먹었는데, 그냥 이나라 사람들은 이런 음식들을 먹는구나 딱 그까지였다.
물론 맛도 있었지만 한식을 먹고 났을 때의 만족감과 포만감은 살짝 부족했다.
유명한 아이스크림집에서(어니스트 아이스크림) 솔티드캐러멜 아이스크림을 받아
밴쿠버의 여유롭고 한적한 거리를 산책했다. 한여름이었지만 따사로운 햇살과 서늘한 바람, 캐나다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선글라스를 쓴 할머니들이 캐러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며 우리에게 헬로~ 인사를 한다. 와우 멋쟁이 할머니들이시구먼! 할머니 하면 보통은 떡이나 쌍화차 율무차 이런 키워드가 생각이 나는데, 그곳에서 만난 캐나다 할머니들은 내가 알던 할머니의 틀을 완전히 박살 냈다. 그들의 여유와 아우라는 내가 흉내도 낼 수 없었다.
(밴쿠버의) 설빙에서 망고 빙수를 포장해 키칠라노 비치에 돗자리를 깔고 즐기는 피크닉도 생각이 난다.
우리 주위에는 죄다 수영복이나 비키니를 입고 느긋하게 썬텐을 하며 책을 읽는 청년들이 많았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여가시간을 보내는 모습들이 나에게는 인상적이었던 같다.
다운타운, 스탠리파크, 그라우스 마운틴 등등 다양한 명소들을 갔는데
돌이켜 봤을 때 나에게 가장 인상 깊게 남아있는 것은 끝내주는 여름 날씨와 자연환경, 그것들을 누리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한여름이지만 전혀 습하지 않고 덥지 않다. 더워서 찝찝할 일이 없다. 살짝 뜨거운 듯 따사로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공존한다. 해도 저녁 10시쯤 진다)(우리가 렌트한 캐나다 가정집 또한 아주 훌륭했다. 맨날 아파트에서만 살다가 캐나다 스타일로 잘 가꾸어진 집에서 묵었는데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집이었다) 이것들에 반해 언젠가는 꼭 다시 밴쿠버에 와야지 속으로 다짐했다.
그래서 2024년 12월 캐나다 워홀 비자를 받아 다시 캐나다로 가게 되었다.
(여행 당시는 2023년 7월이었다.)
아! 참고로 1년 캐나다 워홀 후의 입장으로는
물론 캐나다의 여름날씨가 끝내주게 좋고, 유명한 트레일과 호숫가를 다니며 자연을 누리는 행복도 좋았지만
사람 사는 건 어딜 가든 다 비슷비슷한 거 같다는 입장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 쓰는 여행이야 편하게 다니며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짧은 시간 유명 명소들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재미가 있지만, 사는 거는 또 다른 경험인 것 같다. ㅎㅎ
밴쿠버에서 먹었던 브런치와 꼬투리볶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