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밀려난 듯한 날들 속에서, 단어 한 줄이 건져낸 나의 자리
가끔은 세상에서 조용히 밀려나는 기분이 든다.
누구도 나를 부르지 않고, 아무 소식도 닿지 않을 때면
내 존재가 이 거대한 세계에서 얼마나 작은지
선명하게 체감된다.
그럴 때 나는 글을 적기 시작한다.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단어를 놓아두다 보면
무심히 쓴 문장 한 줄이 나를 다시 이 자리로 불러낸다.
누군가 읽어줄까, 공감해줄까 하는 마음보다
그저 ‘쓰는 행위’ 그 자체가 나에게는 숨 같은 것이 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렇게 남긴 글 밑에 아주 적은 숫자의 좋아요가 쌓이고
어딘가에서 누군가 스쳐 가듯 눌러준 조회수가 남는다.
대단한 숫자는 아니지만, 그 미세한 흔적들이
내가 완전히 외면된 존재는 아니라는
조용한 증거가 되어준다.
세상과의 연결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내 글을 읽고 잠시 멈춰준 단 한 사람,
그 사람이 남긴 미약한 흔적 하나가
오늘의 나를 다시 조금 살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계속 쓴다. 소외감 속에서도, 불안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에도
아주 작게나마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