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외의 순간,
나는 글로 나를 다시 불러낸다

조용히 밀려난 듯한 날들 속에서, 단어 한 줄이 건져낸 나의 자리

by 이재우
780df76d-9019-4b74-9d96-60344de5a35e.png?utm_source=chatgpt.com

가끔은 세상에서 조용히 밀려나는 기분이 든다.
누구도 나를 부르지 않고, 아무 소식도 닿지 않을 때면
내 존재가 이 거대한 세계에서 얼마나 작은지
선명하게 체감된다.

그럴 때 나는 글을 적기 시작한다.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단어를 놓아두다 보면
무심히 쓴 문장 한 줄이 나를 다시 이 자리로 불러낸다.
누군가 읽어줄까, 공감해줄까 하는 마음보다
그저 ‘쓰는 행위’ 그 자체가 나에게는 숨 같은 것이 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렇게 남긴 글 밑에 아주 적은 숫자의 좋아요가 쌓이고

어딘가에서 누군가 스쳐 가듯 눌러준 조회수가 남는다.


대단한 숫자는 아니지만, 그 미세한 흔적들이
내가 완전히 외면된 존재는 아니라는
조용한 증거가 되어준다.

세상과의 연결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내 글을 읽고 잠시 멈춰준 단 한 사람,
그 사람이 남긴 미약한 흔적 하나가
오늘의 나를 다시 조금 살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계속 쓴다. 소외감 속에서도, 불안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에도
아주 작게나마 닿길 바라는 마음으로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도 멋진 어른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