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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으로 향하는 시대,
중도로 살아남는 법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목소리

by 이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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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은 모든 것이 극단으로 흐른다.
정치도, 경제도, 인간관계도 마치 양쪽 끝으로 달려가는 경쟁을 하는 듯하다.
조금의 차이를 참지 못하고, 조금의 이견도 허용되지 않는다.
정확함이라는 이름 아래,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비난을 던지기 바쁘다.

이런 시대에 ‘가운데에 머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내 편이 아니면 곧바로 적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중도는 종종 회색지대, 책임 회피, 혹은 비겁함으로 오해받는다.
허허 웃으며 중심을 잡아보려 해도 양쪽 모두에게 비난을 받는 일이 많다.

하지만 어렵다는 것이 곧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가운데를 지키는 삶은 여유이자 깊이다.

시끄럽지 않고, 눈에 띄지는 않지만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자신만의 속도로 자라는 방식이다.


누구의 색깔도 빌리지 않고 자기만의 결을 만들어가는 삶이다.

극단이 칼날처럼 번쩍일 때, 가운데는 언제나 그림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그림자가 곧 그 사람의 터전이 된다.

모두가 목청을 높일 때 조용히 중심을 붙드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끝내 자신만의 나무를 키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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