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3일
우리는 슬픔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뒤집어지고 잘라지는 슬픔에 대해
똑바로 서지 못하고 붙어 있지 못하는
슬픔에 대해서
어떤 이가 뒤통수를 맞고 영영
사라져버렸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흩어진 봄에 대해
창밖에 흩날리는 눈비에 대해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는 것에 대해
혼란한 옷장에 삐져나온 것들에 대해
그쳤다 지나가는 거였나 봐
누군가 말했고
샷을 하나만 넣은 커피 같지 않은
그런 커피는 금방 식어버렸다
4월이었다
엄마는, 우리가 한창 자랄 적에 생활비를 아껴야 해서 화장품을 뒤집어 놓는 것이 가장 슬펐다고 내게 말해 주었다. 나는 엄마의 슬픔을 잘 알아서, 화장품이 떨어지기 전에 가장 좋은 것들로 엄마에게 선물을 했다. 엄마는 내 덕에 좋은 건 다 써본다고 내심 행복해 했는데. 어느 날엔가 우리 집에 온 엄마가 바닥을 보이는 내 스킨을 보고 다 썼네라고 말했고 나 아껴야 해서 새거 안사고 샘플 있는거 모아서 써, 다 쓰고 사야지 돈 들어오면. 이라고 말했을 때, 사실은 자신의 화장품을 뒤집어 놓을 때보다 더 엄마가 슬펐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됐다.
엄마 말대로, 있다가도 없는 것. 뒤집어 두다가도 바로 세워 두는 것. 그런 4월 이었다.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내게도 잔인한 시절이 지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