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전환

2024년 4월 25일

by 목화

기분 전환



그날이 금요일이라 좋았다

전화가 올까 아니 편지가 올까

사실은 처음이라 잘 모르겠어

금요일은 원래 아침부터 설레니까


꼭 뭐가 되려고 그런 건 아니야

진열장에 반듯하게 놓여서

따뜻한 게 담기기를


전 생애 걸쳐 기다리는

것들도 많으니까

그중 하나라면

나의 모양은


그다음 날이 월요일이라 좋았다

금요일이 지나면 다시 월요일에

거기 이름이 뭐라고

사실은 말야 잘 몰라


그래도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싶었던 나에게

문을 열고 꺼내려는 너에게

나 좀 말려주지

나 좀 말려주지


나는 거기 앉아서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몰라


금요일엔 저녁이 올 때까지

세상에 걸려오는

모든 전화를 받아야지


작은 진동 하나에도

온 마음이 출렁인다




오늘은 한 나절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작은 도전이었는데요. 안될 줄을 알면서, 아니 되는 것이 이상한 줄도 알면서 자꾸 전화를 기다려요. 요즘 기다리는 두 전화가 있는데요. 하나는 당선 소식이고 하나는 면접을 보러 오라는 소식입니다. 이 이질적인 두 가지 소식 사이에 놓인 저는, 금요일엔 당선 소식을 기다리고 월요일에는 면접을 보러 가요. 금요일 다음 날이 월요일이라 다행입니다. 금요일에 떨어져도, 월요일에 면접을 볼 곳이 있잖아요. 월요일에 떨어지면, 다시 글을 쓸래요. 어쩐지 생산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 집니다.



봄에는 온 세상이, 변덕을 부렸습니다. 그래서 저녁 일터의 화병을 꽤 오래 비워 두었어요. 채우지 못하는 마음 같은 것들이, 늘 어디쯤에서 출렁거렸습니다.


빈 화병을 먼저 채운 건 남편이었고, 그로부터 2주 뒤 꽃 한 송이가 고개를 푹 꺾자 우리는 같이 꽃을 골랐습니다. 일주일, 아니 한 이 주일쯤을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꽃병을 채우면 꽃이 있는 동안은 볼 때마다 마음이 좋습니다. 그 마음을 선물하고 싶어서 한때는 만나는 사람에게 꽃도 자주, 선물했는데 말이에요.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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