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y 백경

죽음이란 것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 건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2년 전이었다.

2년 전, 그날은 인터넷이 떠들썩했다.

정말 인기 많고 유명했던 연예인이 죽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고, 뉴스와 댓글들은 온통 그 이야기뿐이었다.

사실 유명인의 죽음을 접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저 나랑은 멀고도 먼 이야기이었으니 관심이 없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문득 그날따라 ‘죽는다는 게 대체 뭘까’라는 작은 의문을 시작으로

죽음에 관한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무슨 생각하고 있어?”

그 순간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분명히 목소리가 들렸다.

“난 실존하진 않아.” 그 목소리가 말을 이어갔다.

“난 그저 네가 만들어낸 존재야. 너의 의문이나 고민이 나를 만들었다고 해야 할까?”

“누… 누군데 너….”난 그 목소리를 향해 되물어봤다.

“음…. 그냥 ‘죽음’이라고 불러.”

그게 나와 죽음의 첫 만남이었다.

“그래서 죽는다는 게 무엇이라고 생각해?”

죽음의 질문에 나는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사실 잘 모르겠어… 나는 누군가 죽는다는 게 그저 멀게만 느껴져.”

“그럼 혹시 너의 주변 누군가가 죽는다면 어떨 거 같아?”

“그냥… 그냥 너무 슬플 거 같아.”

“그럼 죽음은 슬픈 게 아닐까?”

“그렇지… 슬프고 아프고 그냥 나쁘게만 느껴져…”

“상당히 부정적이네?”

“당연한 거 아니야?”

약간 따지는 톤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에게 있어 죽는다는 건 그저 한없이 나쁜 일이었다.

“내 주변에 있던 누군가가 떠나간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슬플 거 같아.”

“네가 싫어하는 사람도?”

“뭐?”

“네가 싫어하는 사람 말이야. 애증일 수도 그저 그런 증오일 수도 있는 그런 사람.”

“어… 그건….”

차마 말을 잊지 못하였다.

“… 그래도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클 거 같아.”

“그래? 그럼 지금처럼 너랑 아무 관계없는 사람들은?”

“안타깝고 슬프지.”

“남들도 다 똑같이 생각할까?”

“당연한…”

문득 예전 생각이 떠올랐다.

급식실에서 친한 친구 몇 명과 밥을 먹으면 이야기하다가 사고로 죽은 연예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너무 안타깝다고 이야기하자 한 친구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본인은 별로 그런 감정을 못 느낀다고 말하였다.

어차피 남이고, 나랑 상관없는 일 아니냐는 취지였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양해.”

죽음이 말을 이어 나갔다.

“누군가에겐 슬프고 아픈 게 또 누군가에겐 본인과 아무 상관없는 일처럼 대할 수도, 오랫동안 바라온 일일 수도 있는 거야.”

“그렇지만 죽는다는 건 부정적이고 나쁜 일인 건 변함없잖아?”

“지금 너의 생각이 그렇다면 그게 맞는다고 할 수 있지.”

죽음은 수긍하듯 답을 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럼 네가 죽었을 땐 어떨 거 같아?”

“내가 죽었을 때? 어…”

난 딱히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너무나도 싫었다.

내가 죽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다들 슬퍼할 거야… 내가 죽는다면…”

“너는 네가 어떻게 죽기를 바라고 있어?”

“나이 들어서 편안하게…”

“그럼 그때까지 어떤 삶을 살 거야?”

“행복하게 사는 게 좋은 거 아니겠어? 그렇게 살고 싶어 나는.”

“이상적인 삶이 목표구나? 지금까지 네가 원하는 대로 살아왔어?”

“… 나름?”

확실히 답을 하기엔 뭔가 걸리는 게 많았다.

우리 집은 한없이 평범했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 혼날 때마다 어느 정도의 체벌은 있었지만, 그때는 다들 그랬다.

그거 이외엔 부족한 거 없이 자란 평범한 삶이었다.

다만, 평범과 행복을 같다고 보기엔 나는 확신이 없었다.

“그래? 그럼 앞으로 네가 원하던 인생을 살 거야?”

“응, 당연하지.”

“그래 그럼…”

그 말을 끝으로 죽음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작가의 이전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