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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pababa May 10. 2024

우리는 왜 롯데자이언츠 야구에 죽고 못 사는가? -2

"우리는 왜 롯데자이언츠 야구에 죽고 못하는가?-1" 편에서는 방점이 '롯데'에 있었다. 롯데자이언츠의 매력 중 대표적인 것이 아주라 문화라는 것이다. 오늘은 롯데자이언츠뿐 아니라 우리가 자주 보는 '야구'란 스포츠의 매력을 생각해 보았다.


희생번트고귀한 희생버려야 얻는다.

 

영어로는 ‘sacrifice’라고 한다. 직역하면 그냥 ‘희생’이다.

자신의 타석에서 번트를 최대한 안전하게 대어 아웃되는 대신, 같은 팀 주자를 더 득점하기 유리한 베이스로 보내는 것이 희생번트인데, 자신을 희생해서 다른 플레이어의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운동이 야구라고 한다. 보통 노아웃 1루 또는 1, 2루에 있을 때 승부처에서 희생번트 사인이 나오는데 최근에는 경기 초반에도 이러한 작전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필자가 공직에서 물러날 때 그 이유를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에 ‘희생번트’였다고 답한 것 같다. 그래서 일부 언론에 그렇게 보도되기도 하였다. 대단한 고민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공직에서 물러남으로써 원칙에 따른 무언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직 이후 공적인 그 무언가가 진행되었으므로 희생번트 자체가 성공한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그 희생번트로 인해 더 나은 세상이 되었는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희생번트라... 통계학자들이나 야구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노아웃 1루에서 희생번트를 댄다고 하더라도, 그 작전을 쓰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득점과 연결되는 확률은 오히려 더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긴 승부로 보면, 실보다는 득이 많아 보인다. 그렇게 때문에 많은 감독들이 희생번트 작전을 종종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물론 희생번트를 대는 모든 선수가, 그다음 타자의 안타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다음 타자가 홈런을 치더라도 허탈해하거나 아쉬워하지도 않는다.

그다음 타자가 안타를 쳐서 득점에 성공할 수도 있고, 희생번트 그 자체만으로 다음 타자의 병살 플레이를 피하고 공격 호흡을 길게 가져가, 그다음 이닝 또는 그다음, 다음 이닝에 상대방 선발 투수를 물러나게 하고, 불펜 투수를 상대로 빅이닝을 가져가 승리를 얻어낸다고 해도, 즉 희생번트의 효과가 그 이닝이 아니라 뒤늦게 나타나더라도, 경기가 끝난 날 밤에 집으로 돌아가 충분히 만족하고 발을 뻗고 잘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희생하되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팀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 이것이 희생번트의 매력이고, 야구의 매력 중 하나 아닌가?      


사회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있다.


군인이, 소방관이, 경찰이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어려운 극한의 상황에서 희생하며 우리를 보호해 주기 때문에 사회가 유지된다. 최소한 평범한 우리들은 그렇게 믿는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다 희생번트이고, 숭고하다. 다만 그 희생번트가 실패했다고 해서, 혹은 희생번트를 성공했지만 그다음 타자가 타점을 내지 못하였다고 해서, 번트를 댄 타자도 그다음 타자도 혹은 작전을 낸 감독도 비난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더 나은 미래를 열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이다. 결과가 좋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확률인 것이고 인생은 실력 외에 다른 많은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그런 것이 사회에서와는 달리 야구에서는 단 4시간 만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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