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아니라서 오히려 쓸 수 있는 책
그렇게 저는 반도체를 주제로 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2025년 9월부터 2026년 2월까지, 대략 5개월가량의 시간을 들였습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결국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하나의 주제를 고르는 일입니다.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저는 반도체를 선택했습니다.
반도체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자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분야입니다.
그런데도 막상 사람들의 이해는 생각보다 표면적인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쉬운 언어로 설명하면서도, 반도체 기술을 둘러싼 핵심 개념들까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주식시장과 경제를 이끄는 핵심 산업 가운데 하나는 반도체 산업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고, 많은 사람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이 분야로 쏠립니다. 이제는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반도체 계약학과나 전자공학과 같은 관련 학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관심이 커진 것에 비해, 반도체를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하지만 DRAM, HBM, GPU, AI 반도체가 무엇인지, 또 그것들이 어떤 과학적 원리와 산업 구조 위에서 움직이는지까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왜 중요한지까지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분야가 바로 반도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모습을 축구와 조금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가 월드컵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기본적인 규칙과 경기의 흐름을 이해한 채 함께 즐기기 때문입니다.
규칙을 아니까 더 재미있고, 재미있으니 더 깊이 보게 됩니다.
반면 반도체는 관심은 높지만, 마치 규칙을 잘 모른 채 응원부터 하고 있는 분야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도체를 설명하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고민도 많았습니다.
보통 책은 오랜 시간 그 분야에 몸담은 교수님이나 엔지니어가 씁니다.
특히 반도체처럼 전문성이 높은 분야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학부생인 제가 과연 이런 책을 써도 될까 하는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오히려 학부생이기 때문에 이 복잡한 분야를 더 쉽게 풀어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문가는 익숙해서 지나칠 수 있는 지점에서, 배우는 사람은 실제로 멈춰 서게 됩니다.
용어 하나, 개념 하나가 왜 어려운지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도 바로 공부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 감각을 잃기 전에, 처음 배우는 독자의 눈높이에서 반도체를 설명해보고 싶었습니다.
5개월의 시간을 들여 반도체 책 원고를 완성했고, 이제는 출판사에 투고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도 책을 출간해 본 적 없는 대학생의 원고를 선뜻 받아줄 출판사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원고를 쓰는 일과 책을 실제로 세상에 내놓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약 한 달 동안 여러 출판사를 찾아보고, 원고와 기획안을 정리해 보내며 답장을 기다렸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출판사와 연결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막막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