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우회전 규칙’이 본격적으로 시행된지도 어느새 반 년이 다 됐다. 이제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도로 위에서 애매한 상황에 빠질 때가 있다. 바로 우회전을 해야 하는 뒤 차량이 앞 차량에게 비켜달라는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깜빡일 때다. 만약 장소가 직진과 우회전을 동시에 하는 곳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동안은 소위 ‘양보’ 또는 ‘에티켓’이라는 명목하에 암묵적으로 비켜주곤 했다. 지나갈 공간을 만든다고 해서 신고를 당하거나 경찰이 단속하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이 콘텐츠를 본 독자라면, 꼭 그러지 않아도 되겠다. 오히려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 원칙대로 하는 것이 상책이다.
도로교통법에 근거하면, 앞에서 언급한 상황에선 비켜주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친절’을 베풀려고 양보를 했다간 되려 ‘이것’을 받을 수 있다. 바로 범칙금이다. 법에선 양보를 하더라도 정지선을 넘어서는 것을 금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에는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으로 ‘4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 받게 된다. 한 술 더 떠서 횡단보도까지 침범했다면? 이때는 ‘보행자 횡단 방해’에 대한 범칙금 6만 원에 덤으로 10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가끔 티비나 유튜브를 통해 양보를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복 운전이나 난폭 운전을 하는 운전자 사례를 볼 때가 종종 있다. 만약 도로 위에서 분노로 비슷한 행동을 할 뻔했다면, 앞으로는 좀 더 참아보자. 이유는 그대로 표현했다간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법에 따르면 보복 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가해자는
▶ 벌금 : 500만 원
▶ 벌점 : 100점
▶ 면허 정지 : 100일
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여기에 추가로 피해자가 가해 운전자에게 민사 소송을 제기한다면, 400만 원의 위자료까지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이 상황도 있으니 주의하자. 횡단보도를 지나려 할 때 보행자가 다 건너지 않아서 서 있어야 하는 상황이 있다. 이때 뭐가 급했는지 종종 뒤에서 빨리 가라는 의미로 경적을 울릴 때가 있다. 법에서는 이 상황에 반드시 멈추라고 되어있다. 괜히 비켜줬다가 사고라도 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법에 근거해 원칙대로 해도 하자.
정당한 권리로 상황을 설명하려 해도, 가끔 ‘원래 이랬다’라는 말이 돌아올 때가 있다. 일종의 ‘관행’으로 굳어진 것인데, 이런 관행은 결국 해가 될 뿐이다. 따라서 도로 위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안전한 운전 환경을 만드는 데는 원칙대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겠다. 그리고 우리 모두 ‘에티켓’이라는 명목으로 양보를 강요하더라도 법이 우선임을 함께 숙지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