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존가치’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자동차 업계로 넘어오면 이런 의미로 통용됩니다.
<타고 다니던 차를 중고로 팔았을 때 판매가>
이는 국산차 뿐만아니라 수입차도 마찬가지여서, 처음 차를 구매 할 때 가급적 잔존가치가 높은 차를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다만, ‘수입차는 잔존가치가 낮은편이다.’라는 편견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도 종종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주요 수입 모델들의 잔존가치는 어떨까요?
최근 국내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서 22종에 달하는 중고차의 잔존가치를 조사했습니다. 참고로 리스트에 오른 모델들은 ▶2019년식 ▶6만km주행 ▶무사고차 세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깔끔한’차들이죠.
여기서 전기차를 제외한 수입차 중에 의외의 모델이 1위에 올랐는데, 바로 볼보 XC60입니다.
사실 수입 전기차까지 포함하면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가 가장 높아요. 하지만 테슬라는 최근 큰 폭으로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높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잔존가치 1위는 볼보로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한편 XC60은 2020~2021 수입 중대형 SUV 잔존가치 비교에서도 1위에 올라 주변을 놀라게 했죠. 만약 XC60을 중고차로 팔았다면, 타 모델과 비교했을 때 약 1,000만 원 이상의 경제적 혜택을 받는것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벤츠나 BMW, 아우디 같은 브랜드를 떠올리면 이런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아니, XC60이 저 브랜드를 어떻게 이겼지?”
볼보가 괜찮은 브랜드이긴 하지만, 타 브랜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네임밸류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볼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XC60이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비결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옵션이나 조건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메인 트림인 인스크립션(Inscription)에 포함된 일부 실내사양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볼보의 브랜드 포지션보다 높은 실내 사양이 포함되어 있는 점이 유효타로 적중했습니다.
▶바워스 & 윌킨스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오레포스 크리스털 전자식 기어노브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
바워스 & 윌킨스는 영국의 음향기기 브랜드 입니다.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유명 브랜드죠. 차량용 오디오 부문에선 맥라렌 같은 억대 가격을 자랑하는 브랜드에 주로 들어가는데, 볼보 역시 이걸 채택해 화제가 된 적이 있죠.
이어서 오레포스는 수 백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스웨덴의 고급 크리스탈 제조 브랜드 입니다. 청명함에서 오는 고급스러움과 모던함을 두루 갖춘 제품디자인이 인상적인데, 기어노브에 적용되어 차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데 일조합니다.
볼보의 역대급 전기차 이야기
→ “와, 이거 괜찮은데?” 볼보 XC40 리차지 신기술
한편 공기청정 기능의 경우,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브랜드인 만큼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많은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XC60에 들어간 이 기능은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 시스템’이라 부릅니다. 센서로 초 미세먼지를 감지하고, 미립자 필터로 온갖 먼지를 걸러내죠. 또, 실시간으로 차 실내의 공기질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황사 등으로 호흡기 건강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하는 시기 적절한 사양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밖에 첨단 주행기능 기능인 ‘파일럿 어시스트, 시티세이프티, 충돌 방지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가, 안전에 대한 기본기 역시 충실합니다. 특히 이런 기능들이 전 라인업에 기본으로 탑재돼, 옵션으로 선택해야 하는 타 브랜드와 비교가 됩니다.
이런 사양 덕분에 미국 IIHS의 TSP+ 등급을 받아, 안전을 생각하는 브랜드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죠.
그렇다면 보증기간은 어떨까요? 아무리 좋은 차라 할 지라도 보증기간이나 서비스가 부실하면 그 가치가 퇴색되기 마련이죠.
볼보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증기간을 제공합니다. XC60에 5년 또는 10만km 조건이 적용되며,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8년 또는 16만km 고전압 배터리 보증기간이 기본으로 들어가죠.
특히, 보증기간이 끝난 후에 유상수리를 한 번이라도 진행하면, 동일 부품을 평생 무료로 교환해주는 ‘평생 부품 보증 서비스’까지 도입했습니다.
잔존가치는 시시각각 바뀔 수 밖에 없습니다. 제조사 별로 신차가 쏟아져나오면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볼보가 지금 같은 상황을 유지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합니다.
특히 사용자 편의에 최대한 맞춘 스마트 기능들이 등장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엔트리 라인업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에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볼보는 차별화를 두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디자인과 브랜드 가치는 유니크 하지만, 운전자가 주로 사용하는 부분은 최대한 친숙한 느낌을 제공하려 한 것이죠.
대표적으로 티맵과 손잡고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있습니다. 온 국민이 사용하는 티맵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고, 누구, 플로 같은 친숙한 앱을 미러링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죠. 그밖에 한국어 음성인식 역시 명확하게 이뤄져, 매우 편리합니다.
물론, 이런 기능들이 겉보기에 사소해 보일 순 있지만 드라이빙 라이프에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 볼보는 XC60 라인업에 신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추가했습니다. 정식 모델명은 XC6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데, 기존 모델 대비 배터리 용량과 성능을 확 끌어올려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차는 전기모드로만 57km를 갈 수 있습니다. 이전 모델보다 2배 정도 증가한건데, 서울이나 수도권 등 도심 출퇴근이 잦은 운전자라면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주행거리입니다.
한편 성능역시 주목할 만 합니다. 엔진과 전기모터의 합산 출력은 455ps, 합산 토크는 72.3kg.m로 차 크기를 고려 했을 때 차고 넘치죠. 덕분에 0-100km/h 도달시간은 4.8초에 불과합니다.
최근 고성능 차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에 대한 니즈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볼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런 점을 충족해,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입니다.
볼보를 비롯해 여러 브랜드는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돌입했습니다. 과연 볼보는 앞으로도 높은 잔존가치를 유지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