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누리호 2차발사 성공으로 한 층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동안 고생한 연구원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고, 세계 7번째 자력 발사가 가능한 국가로 오르면서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한편 이런 상황에 누리호를 옮긴 차량에 대해 관심이 많다. 거대한 물체를 안전하게 옮길수 있는 차의 정체에 궁금증을 가져볼만하다. 이차의 정체는 ‘무인특수이동차량’이다. 사람이 걷는 속도로 아주 천천히 움직이지만, 그만큼 확실하고 안전하게 우주발사체를 옮기는데 도움이된다.
누리호 운반에 사용된 이 차는 MSPM이라 부른다. 우리말로는 ‘기계식 스티어링 모듈 트랜스포터’가 정식명칭이다. 2축 운반대나 6축 운반대를 여러개 연결해, 30톤에서 많게는 1000톤에 이르는 거대한 구조물, 장비 등을 옮길 때 활용된다.
이런 차의 장점은 무거운 것을 옮기는데 도움이 될 뿐만아니라, 화물의 길이와 중량에 알맞게 장비를 배열할 수 있고 견인력이 강해 일반 평지 뿐만 아니라 경사로에서도 원활한 운반이 가능하다.
이 MSPM은 아쉽지만 국산은 아니다. 이탈리아 소재 COMETTO라는 곳에서 생산한 차량이다. MSPM이나 각종 트레일러 등 항만이나 중장비 운송을 위한 차량을 전문으로 만드는 곳으로, 누리호를 운반한 차량외에도,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날)를 운반하는 장비를 수송하기도 한다.
엔진의 경우 정확한 제원은 알 수 없으나, 이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엔진은 메르세데스나 스카니아제다.
참고로 해당 차량을 국내로 들여오는 곳은 보국상사라는 곳이다. 위와 같은 장비만 전문으로 취급한다.
한편 무인특수이동차량과 무진동차량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TV를 통해 노출된 누리호 차량의 모습을 보면 마치 무진동차량 같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무진동 차량은 100% 진동을 없애는 차량이 아니다. 단지 일반 트럭에 비해 노면 충격 등을 최소화하여 적재화물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일 뿐이다.
무진동이라는 용어는 관련 업체 또는 수송 업체가 상업용으로 만든 용어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저진동 차량’이 맞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무진동 차량’으로 부르면서 저진동 차량을 지칭하는 용어로 굳어졌다.(이하 무진동 차량으로 표기)
무진동 차량은 공식적으로 1997년 대한통운이 미국의 캔워스社로부터 4억 원을 지불하고 ’15톤 무진동 밴트럭’과 ’24톤 무진동 트레일러’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 첫 시작이다. 도입되기 전까지는 탑차에 카펫을 깔고 화물 사이에 스티로폼을 넣어 단단히 고정했다. 하지만 무진동 차량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성능이었다.
보통 무진동 차량을 떠올리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기한 기술이 적용되어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으로 일반 화물차와 다른 것을 사용한 것이 핵심이다.
일반 화물차는 판 스프링이 들어가지만 무진동 차량은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있다. 에어 서스펜션은 타이어 모양의 고무풍선처럼 생겼으며 일반 차량의 30~55% 수준의 충격을 적재함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진동 차량은 일반적으로 하중이 주로 실리는 뒷 바퀴에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하지만 고성능 무진동 차량의 경우 앞뒤 모두 설치하기도 한다.
이 에어 서스펜션은 금속제 스프링을 사용하지 않고 압축공기가 들어있는 에어 스프링이 적용되어있어 작은 진동까지 흡수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민첩하면서도 안락함을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제공한다.
이러한 장치 덕분에 상하 충격과 더불어 좌우 충격까지 흡수할 수 있어 안전한 화물 운송에 최적화되어있으며 일부 차량의 경우 최고급 세단 수준의 안락함을 보이고 있다.
요즘은 무진동 차량이 흡수하지 못하는 일부 충격까지 흡수하기 위해 화물 적재시 ‘무진동 팔레트’를 사용한다. 또한 무진동 차량에 적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큰 충격으로부터 적재 화물을 보호하기 위해 ‘무진동 대차’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지면에서의 화물이동, 지게차를 이용하여 무진동 차량에 싣는 과정까지 큰 충격 없이 화물을 이동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무진동 차량이 사용된 사례는 생각보다 많다. 대표적으로 나로호 우주센터에서 인공위성을 운반할 때 사용되었으며 세종대왕 동상을 광화문 한복판으로 옮기는데 활용되기도 했다.
특히 나로호에 탑재되었던 과학기술위성은 충격 흡수뿐만 아니라 섭씨 18도, 습도 40%를 유지하며 대전 과학기술원 인공위성 센터에서 나로우주센터까지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