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K8 잘 팔고 마냥 웃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이유
기아 K8은 현대 그랜저와 더불어 국산 대표 준대형 세단이다. 판매량으로는 그랜저보다 한참 아래지만 꾸준히 수요층을 올리는 모델이다. 그런데 K8이 7월 판매량에서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한 것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앞서 6월에 달성한 10위는 인기로 볼 때 납득이 간다해도, 7월에 달성한 4위는 깜짝 놀랄만한 결과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K8이 4위라니, 이게 어떻게 된 일?
지난 21일 발행 된 7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K8은 4807대가 판매되며 국내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앞서 6월에 발표된 동향에서 4012대로 달성한 9위보다 5계단이나 상승한 결과다. 4월에 7위를 기록하긴 했어도, 줄곧 10위권 밖에 있던 K8의 판매량을 고려하면 엄청난 상승세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줄어든 K8의 출고 대기 기간이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K8 3.5 가솔린 모델 기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6개월이였던 출고 대기기간이 7월에 접어들면서 3개월로 줄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8월이 되자 대기기간이 2개월로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아의 효율적인 차량용 반도체 관리로 자동차 생산량이 늘어났다”며 “전년까지만 해도 현대와 기아의 자동차 생산량 차이가 컸으나, 올해 7월에는 5000대 정도로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단종 될 모델 보다는 K8이 낫지
한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잡은 K8의 지난달 판매량 순위에 K3와 K9의 후속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판매량으로 보면, 7월 4000대 넘게 판매된 K8과 달리 K9 567대, K3 2468대에 그쳤다. 특히 K5는 지난달 2859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5777대와 비교하면 절반 밖에 안되는 량을 기록했다.
그랜저 풀체인지 출시 전 공백이 K8에게 호재로?
기아 K8을 판매량으로 한참 앞서는 그랜저는 오는 11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가 마지막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기는 했지만, 풀체인지 모델 출시 전까지 그랜저는 약간의 공백이 생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황이 K8이 판매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가 되면 가격 하락은 신차가 아닌 기존 모델의 중고차에서 발생한다. 이점 때문에 K8로 수요가 하나 둘씩 옮겨가기 시작했고, 이 상황이 최근까지 지속되면서 자연스레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길어질 그랜저 풀체인지 대기 기간 또한 K8을 돕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기존 모델 계약 고객에게 임시 코드를 부여해 풀체인지 모델의 수요로 돌리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새 그랜저를 받는 것도 좋지만, 당장 차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약 없는 촐고 대기기간 동안 기다리고만 있느니 K8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편, 현대차 측에 따르면 그랜저 풀체인지 대기 고객은 이미 3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맘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현실…
K8의 최근 상승세는 기뻐할 일이다. 하지만, 4위 기록을 제외하면 솔직히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2만4851대로 10위권 밖이다. 때문에 기아 입장에선 마냥 마음 편하게 있을 수 만은 없다. 또한 알려진 바로는 그랜저 풀체인지 출시 이후 K8 판매량 감소가 거의 확실 시 되는 만큼 기아차 내부에서도 근심이 크다고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K8 판매량 감소가 그랜저 풀체인지 출시일이 가까워 올 수록 서시히 발생할 것이며, 올해 11월이 되면 급감하는 수치가 눈에 띄게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에디터 한마디
국산 준대형 세단은 사실상 그랜저와 K8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기아는 그랜저 풀체인지가 출시 되기 전에 K8의 입지를 더욱 더 확고히 하고 판매량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