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고성능’은 어울리는 수식어일까? 혹자는 여전히 전기차의 물리적 한계를 지적하며 전기차가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심을 품는다. 그럼에도 한계에 도전하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가는 ‘고성능’ 전기차들이 존재한다.
에디터가 뽑아본 1,000마력 이상의 고성능 전기차 BEST3를 함께 살펴보자.
리막 네베라(Rimac Nevera)는 자타 공인 현존하는 최고의 전기 하이퍼카다. 크로아티아의 스베타네델랴(Sveta Nedelja)에 본사를 두고 있는 리막에서 출시했다. 지난 8월 5일, 2015 F1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우승했던 니코 로즈버그가 리막 네베라 1호를 수령 받아 화제가 된 바 있다.
크로아티아 앞바다에서 발생하는 폭풍의 이름을 따온 네베라. 4개의 맞춤형 영구자석 모터는 1914hp의 출력과, 2360Nm의 토크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1.85초, 정지 상태에서 300km/h에 도달하는데 9.3초면 충분하다. 최대 속도는 412km/h.
이토록 폭발적인 성능의 핵심은 리막의 전기 파워 트레인에 있다. H형 수랭식 120kWh 배터리가 차 중심부에 위치, 차체를 이루고 있는 탄소 섬유 모노코크 강성을 37% 향상시킨다. 동시에 낮은 무게 중심 및 전/후방 48:52 중량 배분과 최상의 핸들링 균형을 구현했다.
리막은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 중 독보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코닉세그 레제라에 들어가는 모터와 배터리를 공급한 것은 물론, 포르쉐 타이칸에 파워 트레인을 공급했으며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 마틴 등에도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리막 네베라는 150대 한정 생산되며 가격은 200만 유로(약 26억 원)다.
루시드 모터스의 새로운 플래그십 초고성능 모델 에어 사파이어(Air Sapphire). 지난 8월 19일(현지시각) 몬터레이 카 위크에서 공개된 따끈따끈한 차량이다. 루시드 측에 의하면 무려 1200마력을 발휘한다고. 다만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는 트라이 전기 모터를 통해 2초 이내의 제로백 가속력을 갖췄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60km/h까지 4초 이내에 주파할 수 있다.
또한 트윈 리어 드라이브 기능이 적용됐다. 500kW 인버터 2개와 맞춤형 기어 감속 장치를 장착했고, 리어 전기 모터가 휠 반대 방향으로 토크를 제공해 보다 안정적인 코너링과 제어력을 제공한다. 해당 시스템은 좁은 코너에서 내측 휠에 회생 제동을 가하는 동시에 외측에 동력을 공급해 회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루시드 모터스의 설명이다.
에어 사파이어는 미국 시장에서 24만 9000달러(약 3억 34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생산은 제한된 수량으로 2023년부터 첫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한때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로 이름을 올렸던 모델 S 플레이드. 7분 35초 579(2021)를 기록하며 종전 타이칸의 7분 42초(2019) 비공식 기록을 7초가량 앞당긴 적이 있다. 이를 통해 직선 가속력에 가려졌던 테슬라의 코너링 및 브레이킹, 열관리 기술이 종합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모델 S 플레이드는 완충 시 483km를 주행할 수 있고 1020hp의 출력으로 최고 속도 322km/h, 제로백 2.1초를 기록한다.
한편, 모델 S 플레이드 vs 루시드 에어 드림 에디션의 드래그 레이스 결과도 흥미롭다. 지난 1월 유튜브 채널 DragTimes는 두 모델의 드래그 레이스 영상을 공개했는데… (스포주의) 영상 속 두 대의 레이스 결과는 모델 S 플레이드의 압승.
모델 S 플레이드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새롭게 공개된 루시드 에어 사파이어와 모델 S 플레이드의 재대결이 기대되는 이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기차의 성능은 진화하고 있다. 친환경이 이룩하는 ‘고성능’은 그 어떤 한계도 넘을 것처럼 강하고 빠르다. 필자는 그 구동력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