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쌍용자동차 관련해 법원이 회생계획안 최종 인가를 하면서 KG그룹으로의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로써 쌍용차는 새 주인을 맞게 됐으며 18년 만에 국내 그룹 품에 안기게 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시작된 두 번째 기업 회생 절차도 조만간 졸업한다.
이제는 정말 기업의 정성화만 남았다는 쌍용차, 과연 그동안은 어땠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1986년 11월, 동아자동차에서 쌍용자동차로 사명이 변경되었다. 당시 쌍용그룹이 하동환 전 명예회장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진행되었다. 이후 쌍용차는 코란도 훼미리, 무쏘 등이 성공하면서 국내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다.
하지만 대우그룹이 외환위기로 무너졌고, 1999년 채권단으로 다시 경영권이 넘어왔다. 2000년이 되면서 대우그룹 계열에서 완전히 분리된 쌍용차는 이후 2005년 중국상하이자동차라는 첫 외국기업 새 주인을 맞는다. 하지만 상하이자동차가 인수 당시 약속했던 투자를 이행하지 않았고, 기술 유출 논란까지 발생했다. 게다가 상하이자동차가 인수 후 출시한 차량 또한 모두 실패하면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결국 2009년, 쌍용차는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쌍용차는 회생 절차 진행 중 직원 2646명을 정리해고했다. 이에 쌍용차 노동조합은 77일 동안 평택 차량 생산 공장을 점거해 파업을 벌였고,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다음 해인 2010년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 매각됐다. 법원은 2011년 쌍용차에 대한 회생 절차 종결 결정을 내렸고, 26개월여만에 첫 번째 회생 절차를 졸업했다.
2015년,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 흥행으로 경영 정상화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시기 현대와 기아에서 출시한 소형 SUV가 강세를 보이면서 판매가 감소했다. 결국 그해 1분기부터 적자를 기록했고, 그렇게 2020년 12월에 두 번째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해인 2021년 1월, 마힌드라그룹까지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결국 3개월 뒤인 4월부터 쌍용차는 본격적인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해를 넘긴 올해 1월, 에디슨모터스와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하며 기업 정상화에 꿈을 꿨다 그러나 충격적이게도 에디슨모터스가 기한 내 인수 대금을 내지 못하면서 지난 3월 계약이 해제됐다.
이후 쌍용차는 재매각을 실시했다. 그렇게 새로 인수전에 뛰어든 KG그룹이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KG그룹은 지난 19일 인수대금을 완납했고 26일 관계인 집회에서 법원이 회생 계획안을 최종 인가했다.
이번 인수전을 통해 쌍용차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 및 전문가들은 진짜 쌍용차의 회생은 다음의 4가지 과제의 성공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번째, 후속작이다. 지난 7월 출시된 토레스는 현재 성공적인 흥행 기록을 쓰고 있다. 정통 SUV만의 강인한 디자인에 힘입어 최근까지 6만 대 이상의 누적 계약 대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토레스 한 차종만으로 기업 정상화를 판별하기엔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토레스처럼 파급력 있는 신차가 연이어 3~4대 정도 더 있어야 정상화에 정상화 판결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두 번째는 전동화다. 쌍용차는 다른 완성차 제조사보다 전동화 흐름이 늦다. 물론 쌍용차는 올해 2월 첫 전기차를 내놓았지만, 배터리 수급난이 겹치며 7월까지 237대밖에 출고하지 못했다.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때문에 비와이디와 개발 중인 새 전기차 ‘유(U)100’이 향후 전동화 성공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은 회생을 위했다고 하지만, KG로 새 주인을 맞이한 이상 더 이상 이유가 되지 못한다.
수출 물량 확보 또한 세 번째 이유로 꼽힌다. 내수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업체는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수익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그동안 수출량이 국내 판매량에 못 미쳤다. 특히 2015년 주력 수출 시장이었던 러시아에서 철수한 이후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는 연간 판매량이 지난해 판매량 8만 4496대의 2배가량 되는 16만 대를 넘게 팔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수출이 늘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보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KG그룹이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투입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KG그룹은 앞으로 5천억 원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쌍용은 단순히 부활이 아니라 수명 연장과도 같다고 보면 된다. 이 말은 5천억 원이 아니라 추가 자금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비용에 대해 케이지그룹이 1조 원에 가까운 돈을 추가로 투입해야만 한다고 보고 있다.
이제 겨우 고비 하나를 넘었다. 현재까지는 KG그룹의 자금 투자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쌍용차 노조 또한 기업 정상화에 대한 희망이 있다 보니 큰 트러블이 없다. 문제는 기업 정상화 과정이 별다른 성과 없이 장기화되었을 때다. 이때는 어느 쪽에서 들고 일어설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과연 현재의 바람처럼 기업 정상화로 시작해 SUV 명가로 다시금 태어날지, 앞으로의 쌍용차와 KG 그룹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