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대란이 몇 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에 야간 할증률까지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최근 들어 중형 택시 대신 카니발, 스타리아 같은 대형 택시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기존의 중형 택시 기사와 이용자 모두 9-11인승의 대형 택시로 옮겨가는 흐름이 생겨난 탓인데, 이토록 대형 택시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함께 살펴보자.
택시 대란 및 대형 택시로의 인력 유출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은 중형 택시의 열악한 처우다. 동일한 조건에서 일을 하더라도 대형 택시의 수익성이 최소 1.5배에서 심야시간에는 최대 2배 이상 더 많다.
이유는 대형 택시가 탄력요금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탄력요금제란 택시가 부족한 시간대에 기본요금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제도인데, 카카오 T 벤티의 경우는 일반 택시 기본요금의 두 배, 타다 넥스트와 아이엠 택시는 최대 네 배까지 탄력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대형 택시만 왜 이렇게 비쌀까? 그 이유는 요금 책정 시스템에 있다. 중형 택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요금을 일방적으로 책정하는 방식이지만, 대형 택시는 능동적으로 요금을 신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탄력요금제가 가능한 것이다.
상술했듯 서울시가 중형 택시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력 이동은 끊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상안을 반영하더라도 대형 택시의 기대 수익이 더 높고, 요금이 인상돼서 중형 택시와 대형 택시 간의 요금 격차가 줄어들면 오히려 대형 택시 이용자가 더 늘어날 거란 이유에서다.
플랫폼들이 일제히 기사 모시기에 열을 올리면서 처우가 한껏 개선된 영향도 있다. 타다 넥스트는 차량 구매비 3,600만 원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고 카카오 모빌리티도 올해까지 기사가 회사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를 10%에서 5%로 낮추기로 했다.
탄력 요금제로 인해 기본요금이 네 배 가까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대형 택시에 대한 수요가 끊이질 않는다. 타다 넥스트와 카카오 T 벤티, 그리고 아이엠 택시 등의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수요에 발맞춰 승합차 택시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택시 사용자들 중 일부는 중형 택시가 부족하니까 비싸더라도 대형 택시를 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또 일부는 넓은 공간과 쾌적함을 이유로 든다. 중형 택시와 비할 수 없는 개방감, 안정감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승차감도 별반 차이가 나지 않고 짐이 많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보다 편하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승차거부가 없어 마음 편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서는 호출(콜)을 배정받기 때문에 승객 입장에서는 택시를 잡기 수월하고, 기사 입장에서는 운행을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용자 수요가 뚜렷한 만큼 대형 택시의 전망이 밝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는 승객들이니만큼 기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모시기 수월하다는 입소문도 퍼지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월수입 1,000만 원을 찍는 대형 택시 기사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형 택시가 중형 택시만큼 많아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