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키포스트 Oct 04. 2022

“비 오면? 시트 바꾸죠” 지붕 없는 단 한대의 페라리

페라리가 원-오프(One-off) 시리즈의 최신작인 모델 SP51을 공개했다. 단 한 명의 고객을 위한 단 한대의 페라리가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지난 2008년, 50년 만에 원-오프 프로젝트를 재개한 페라리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원-오프 모델들을 제작하고 있다.


SP51의 외관 디자인

SP51은 812 GTS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피드스터 차량이다. 섀시, V12 엔진 및 레이아웃을 812와 공유하기 때문에 앞 엔진, 후륜 구동의 FR 타입이다. 따라서 812 GTS와 같이 프런트 후드의 비율이 길며 그 위를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가 가로지르고 있다.

차의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해당 줄무늬는 SP51의 상징적인 디자인으로써 1955년 페라리 410 S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차량의 전면부는 완전히 재설계되었는데, 812 GTS와 비교해 짧고 작아진 헤드라이트 및 헤드라이트 일체형 공기 흡입구가 사라진 것이 특징이다. 프런트 범퍼는 보다 공격적이고 폭이 넓은 그릴 디자인과 스플리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후드 위에 위치한 에어 덕트도 812 GTS와 다르게 설계되었다.

후면부에서 보았을 때, 쿼드 원형 테일 램프를 기준으로 양 끝단에서 밑으로 떨어지는 아치형 디자인은 기존 812 GTS의 인상을 풍긴다. 또한 탄소 섬유 스포일러가 두 개의 플라잉 버트레스를 횡으로 연결하고 있는데, 이 덕분에 트르가 타입의 차량 실루엣을 연상시킨다. 리어 엔드의 거대한 카본 디퓨저와 쿼드 배기 시스템도 SP51만의 특징이다.


SP51의 내관 디자인

차량 외관에 적용하기 위해 특별 개발된 ‘로쏘 파씨오날레’ 컬러는 실내 알칸타라 트림에도 적용되어 강렬함을 선사한다. 후드에서 리어 엔드까지 이어지는 화이트와 블루 줄무늬도 센터 터널 등의 내부를 거치며 디자인 일관성을 유지했다. 내외부의 연속성을 구현함으로써 로드스터 아키텍처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도어 패널과 대시보드의 하부 섹션, 시트의 측면에도 파란색과 흰색 크로스 스티칭 기법을 적용했고 무광 블랙인 ‘네로 모모 오파코(Nero Momo Opaco)’ 컬러 부품들과 카본 파이버 트림도 광범위하게 적용해 컬러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SP51의 성능

페라리는 CFD(컴퓨터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 풍동 실험 및 차량 동역학 테스트를 포함한 모든 공기역학 작업을 거쳐 SP51 차량을 제작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SP51은 오픈 로드스터임에도 궁극의 안락함을 선사한다.


엔진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기반이 된 812 GTS의 6.5리터 V12 엔진 성능을 살펴보면 최고 출력 800마력, 최대 토크 718Nm(73.3kg⋅m)를 발휘하며 0-100km/h 가속은 3.0초, 최고 속도 340km/h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812 GTS만이 갖고 있는 풍부한 V12 사운드가 SP51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지붕이 없는
역대 원-오프 모델

SP51의 가장 큰 특징은 루프가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실내는 최고급 가죽과 알카 타라로 마감되어 있기 때문에 악천후 시에는 어떻게 타야 하나 싶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원-오프 페라리를 주문하는 고객이라면 SP51은 소장용일 것이며 만에 하나 비에 젖었다 할지라도 시트를 바꾸지 않겠느냐는 반응이다.

역대 원-오프 모델 중에는 SP51과 같이 루프가 제거된 차량이 종종 있었다. 그중 하나가 F12 TRS이다. F12 베를리네타를 기반으로 하며 라페라리를 디자인했던 플라비오 만조니가 디자인했다. F12 TRS는 1957년식 250 테스타로사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루프를 제거하고 헤드레스트 뒤에 유선형의 롤-오버 프로텍터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2018년 공개된 페라리 SP3JC도 있다. 해당 차량은 1950~60년대의 페라리 로드스터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에서 디자인됐다. F12 베를리네타의 스페셜 버전인 F12 tdf를 기반으로 외관 그래픽 요소들을 통해 팝 아트에 대한 고객의 열정을 반영했다. 비앙코 이탈리아 컬러의 차체 위에 파란색 계열의 아주로 메트와 노란색 계열의 지알로 모데나 컬러가 특징이다.


비스포크 서비스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많이 보편화되어있는 개념이다. 하지만 페라리는 비스포크와 체급이 다른 서비스를 선보인다. 페라리 고객들이 그토록 충성을 다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언젠가 필자에게도 원-오프 모델을 주문하는 날이 올까?

작가의 이전글 “역대급 희소성” 최신 페라리 오너도 군침 흘리는 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