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부터 대중교통 요금이 오르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산업이 타격을 입었고,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타격은 대중교통과 완성차 업계로 왔다. 특히 택시업계는 손님들이 이용하지 않는 기간동안 폐업한 곳이 늘어나면서, 대수가 줄었다.
그리고 이제, 거리두기가 서서히 해제되는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택시업계는 모빌리티산업이라는 거대한 라이벌도 만났다. 이를 통해 기존 택시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끊임없이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2022년, 서울시는 결국 12월부터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의 탄력요금제를 적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탄력 요금제를 도입하고, 중·단거리 승차 거부를 완화하기 위해 기본요금 인상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4월, 개인택시 부제 해제, 심야 전용 택시 확대 등 일상회복 이후 급증한 심야 택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 5000대가량이 부족한 상태로 승차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심야시간대 택시 공급 증대를 위해 12월 초부터 심야 탄력 요금제를 시행하고, 최근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내년 2월 중 기본요금을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심야 탄력 요금제는 기존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20%씩 고정적으로 적용되던 할증률을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간대는 전날 22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로 2시간 확대하고, 할증률은 저녁 11시~새벽 2시 40%, 이외 시간은 20%로 탄력적으로 운행한다.
현재 기준으로 택시비를 알아보기 위해,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밤바다를 보러 갈 수 있는 인천 월미도를 설정했다. 가장 빠른길은 34KM, 약 1시간 6분이 걸린다. 기존 택시비 기준 34,430원이 나오며, 통행료 900원이 추가 된다.
이 비용은 할증요금이 붙지 않은 단순계산이다. 여기에 심야시간대 탄력 요금인 40%와 20%를 적용해보자. 20%를 적용하는 경우, 41,316원, 40%를 적용하는 경우 48,202원이 나온다. 여기에 통행료 900원씩을 더하면 42000원~49000원 정도가 나온다. 4-5만원대 요금이 나오는 것이다.
참고로 이 가격이면 서울 소재 허름한 모텔에서 1박을 하거나, 숙박예약 사이트의 할인쿠폰, 제휴카드등을 활용하면 괜찮은 모텔급에 평일 1박이 숙박이 가능한 가격대이다.
위의 계산은 현행 택시 기본요금인 3800원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된 금액이다. 내년 2월부터는 4800원으로 기본요금이 훌쩍 오른다. 그렇게 되면, 심야 할증을 적용하는 경우 5만원이 거뜬하게 넘어가게 된다.
기본거리도 현행 2㎞에서 1.6㎞로 줄이고, 거리요금 기준을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1m 축소한다. 시간요금도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조정된다.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서울시의 요금 인상안으로는 업계를 떠난 기사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거라 말했다.
평균 월 급여로 계산해 봤을때, 하루에 11시간씩 26일 일해도 297만원이다. 하루에 11시간 일하고 300만원 받아갈 사람이 있겠냐는 것이다.
택시 업계의 말도 일리는 있다. 택시기사들은 일반적인 사무직의 개념이 아니다. 회사에 소속된 경우, 사납금을 내고 운영하는 기사의 입장이며, 독립해서 개인택시를 운영하게 되면 1인사업자, 자영업자에 가깝다.
그런데, 11시간을 일하고 한 달 수익이 300만원에, 끝없는 감정노동, 온갖 세금에 시달린다면 가뜩이나 힘든일을 기피하는 젊은 층에서 택시기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을까? 여유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택시업을 하기 싫어할 것이다.
서울시의 정책은 누가 이득을 보는지 모르겠는 정책같다. 소비자는 요금이 오르기 때문에 택시이용에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되고, 택시업계는 턱없이 부족한 정책이라 운전자들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어느 한 쪽이라도 이득을 봐야 하는데, 아무도 이득을 보지 못하는 정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