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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Oct 24. 2022

똑같이 충전하는데 욕먹는 애매한 상황, 어떡할까?

빨리 충전되서 문제, PHEV 갈등 확대

최근 전기차 충전 구역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주와 일반 전기차 차주간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배터리 용량이 적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그만큼 완충 시간 역시 빠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완충 후에도 계속해서 충전 구역을 차지해 일반 전기차 차주들이 제때 충전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 전기차는 가장 흔한 완속충전기를 이용하면 5~8시간이 소요되며 급속은 80%까지 30~1시간 정도 소요된다. (※ 충전기 성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음) 한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들은 완속 충전에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급속충전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부 모델은 급속 충전기에 꽂아도 완속 충전 수준으로 떨어져, 훨씬 오래걸린다. 이런 문제가 계속 이어지자 정부에서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는 완속 충전기만 사용해달라 권고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제한할 규정이 없어서 벌어진 결과다. 그나마 전기차 충전 방해 금지 규정에 의해 충전구역에 급속 1시간, 완속 14시간을 초과하여 계속 주차할 경우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될 순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란?

이처럼 문제가 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두 가지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에 속한다.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의 개입 수준에 따라 마일드 하이브리드 - 풀 하이브리드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분류할 수 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주행 중 가속 보조 외 ISG 등 엔진 부하가 걸리는 상황에만 개입한다. 이어서 풀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용량이 마일드 방식보다 크고 모터 성능도 높아서 동력을 보조하는 것 외에도 순수 전기모드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즉, 전기모터가 더 개입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연비도 마일드보다 풀 하이브리드가 더 높다.


한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풀 하이브리드와 비슷하지만 좀 더 전기차에 가깝다. 엔진으로만 충전이 가능한 마일드와 풀 하이브리드와 달리 전기차처럼 외부 충전도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충전기만 잘 이용하면 도심 출퇴근 정도는 전기차처럼 이동할 수도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탑재된 차량은 모델마다 다르긴 하지만 순수 전기차보다 배터리 용량이 적다. 절반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BMW 530e는 12kwh 배터리를 탑재해, 순수 전기모드로 39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그리고 벤츠 GLE 350e 모델의 경우 31.2kwh 배터리로 최대 66km 가량 주행가능하다. 여러 동력계가 탑재되고 전기차에 최적화된 구조도 아니기 때문에 전비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두 가지 특성을 골고루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전기차처럼, 장거리 주행이나 배터리가 부족한 상황에는 내연기관차처럼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아직 전기차가 어색한 사람들에게도 거부감이 덜한 편이다.


PHEV, 전기차 충전 합법일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차 충전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구역 이용가능 차량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외부 전기 공급원으로부터 충전되는 전기에너지로 구동 가능한 하이브리드자동차'라고 명시되어 있다.  

경기도

그러나 전기차 구역에 대한 갈등이 계속되자, 일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주는 220V에 꽂을 수 있는 충전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일반 완속충전기보다는 느리지만 좀 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데나 꽂으면 전기를 훔치는 행위가 되어 절도에 해당될 수 있다. 콘센트형(과금형) 충전기가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해결방안은 없을까?

다키포스트

사실 이번 문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전기차 충전구역 부족이 주요원인이다. 안그래도 충전공간이 부족한데 충전시간이 짧은 차들이 선점하고 있다보니, 충전이 끝났으면 빨리 자리를 비워 달라는 다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충전인프라 확대만이 해결 방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급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급속충전구역에 세우지 못하도록 조치가 취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법 개정이나 신설은 느리고, 충전구역을 확충하기엔 공간이 부족하다. 서울을 비롯해 주요 도심지는 일반 주차공간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무선충전을 지원해, 고정형 전기차 충전 시스템이 없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충전이 가능한 첨단 인프라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희망사항이 실현되려면 역시 오래걸리는 게 문제다.


결국 제도적, 기술적 해결은 지금 당장 기대할 수 없다. 전기차 차주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주가 서로 배려하며 충전이 완료되면 빠르게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에디터 한마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인프라와 제도는 발맞춰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친환경차 시대로 진입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하루 빨리 문제가 해결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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