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의 트래버스는 전장 5m가 넘는 대형 SUV다. 지난 2019년 9월 국내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낼 당시 ‘가성비 수입 대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지만, 실제 판매량은 그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후 쉐보레는 상품성을 개선하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올해 1월 출시했다. 신형 트래버스는 전작에서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던 편의 사양을 대폭 개선하고 보다 날렵해진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트래버스는 올 3분기, 한국 GM 라인업 중 가장 많은 판매고(932대)를 기록하며 수입 대형 SUV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과연 트래버스는 어떤 차일지 함께 알아보자.
트래버스는 큰 차에 목말랐던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트래버스의 사이즈는 전장 : 5,230mm / 전폭 : 2,000mm / 전고 : 1,780mm / 휠베이스 : 3,073mm로 동급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특히 대표적인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포드 익스플로러 보다 180mm나 더 길며 대형 RV 카니발보다도 75mm 더 긴 차체를 갖춰 차급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사이즈를 자랑한다.
이뿐만 아니라 트래버스는 7인승 대형 패밀리 SUV답게 탑승자의 편의와 효율을 고려한 공간 구성을 선보인다. ‘2-2-3’ 방식의 3열 좌석 배치로 실내 공간이 더 넉넉해진 것이다. 트래버스의 기본 적재 공간은 651리터이고 3열 폴딩 시 1,636리터, 2열 폴딩 시 2,780리터다. 또한 3열 레그룸은 851mm로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트래버스의 디자인은 미국 대형 SUV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고 있다. 앞모습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듀얼 포트 그릴과 날렵해진 헤드라이트는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D’자 모양의 LED 램프가 9개씩 양쪽에 적용되어 있는 선명한 9 LED D-Optic TM 헤드램프는 자연광에 가장 가까운 색감을 구현하기도 했다. 또한 그릴과 안개등 테두리를 크롬으로 마감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것도 특징이다.
측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통일감을 한층 더해주는 보디컬러 클래딩 디자인이 적용되어 차체를 더욱 거대하게 보이는 효과를 준다. 메탈릭 커팅 디자인이 적용된 20인치 아전트 메탈릭 머신드 알로이 휠은 길게 빠진 3열과 트렁크 라인 등 트래버스의 묵직한 덩치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기까지 한다.
차량의 후면 부는 듀얼 머플러와 함게 굵직굵직한 요소들로 마감되어 차체에 안정감을 부여하고 있다. 테일램프는 보다 입체적으로 조각되었고 기존의 방향지시등과 후진 등을 나타내던 흰색 램프 부분이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또 테일램프 주변을 유광 블랙으로 감싸고 좌우 램프 사이를 두툼한 크롬 바 장식으로 이어 세련미를 더했다.
트래버스는 넉넉한 출력의 미국차 감성을 느낄 수 있는 3.6리터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다.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 변속기와 맞물리며 최대 출력 314마력, 최대 토크 36.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8.3km/ℓ다.(도심 7.1, 고속 10.3)
트래버스에는 각종 첨단 및 편의 사양이 대거 탑재됐다. 우선 통합 트랙션 모드 셀렉트 다이얼을 통해 노면 상태 및 주행 상황에 따라 하나의 다이얼로 구동 상태를 변경하며 주행할 수 있고, 가장 진보된 형태의 AWD인 스위처블 AWD 시스템을 통해 중행 중 자유롭게 FWD, AWD를 변경할 수 있다.
나아가 네 대의 카메라로 차량 외부를 360도 모든 각도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를 비롯해 애플카플레이 또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탑재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및 차로 이탈 방지(LKAS)를 이용할 수 있어 장거리 주행 또는 정체 구간 주행 시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트래버스의 트림별 가격을 살펴보면 ▲ LT Leather Premium : 5,567만 원 ▲ RS : 5,733만 원 ▲ Premier 5,992만 원 ▲ Redline 6,195만 원 ▲ High Country : 6,525만 원으로 형성돼있다.
트래버스의 사전적 의미는 ‘암벽이나 산을 가로질러 오르다’라고 한다. 트래버스는 5,500만 원 대에 시작하는 가격으로 가성비 칭호를 얻으며 수입 대형 SUV 시장에서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다. 아무래도 수입 차이기에 국산차에 비해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트래버스의 기세를 보면 마치 그 이름처럼 가로질러 오르는 듯한 인상이다. 쉐보레 트래버스가 과연 앞으로도 이와 같은 호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