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하다 보면, 핸들 다음으로 자주 손이 가는 곳이 있다. 바로 ‘기어’다. 전진 또는 후진할 때, 정차할 때 등 상황에 맞게 기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기어를 쓰는 여러 상황 중에서도 신호 대기 상황에서 만큼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체 N과 D 중 어디에 두어야 맞는 것일까?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자동차 기어’란, 구동축에서 발생한 상대 속도를 바퀴 속도로 변경하는 동안 엔진이 가장 효율적인 rpm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다. 적절한 기어 변속은 차량 속도·도로 구조·교통량 등의 여건에 맞춰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주행 중인 도로에서 엔진이 무리가 없는 한 고단 기어를 사용해 주행할 경우 연료가 절약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기어는 주차모드 ‘P(Parking)’ , 후진기어 ‘R(Reverse)’ , 중립 기어 ‘N(Neutral)’ , ‘D (Driving)’ 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미국에서 법제화하면서 표준화된 이 배치는 1965년 표준 순서로 정해져 현재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기어와 관련한 법이 있다. 국토교통부령 제99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 3항에 의거 '자동 변속 장치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적합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1호에는 '중립 위치는 전진 위치와 후진 위치 사이에 있을 것'이라 언급하고 있다.
신호 대기 중 기어 기어 위치 논란, N과 D 어떤 게 맞을까? 먼저 각각의 이유를 살펴보자.
신호 대기 중 기어를 N으로 바꾸는 게 좋은 이유는 연비 때문이다. 첫째, 잦은 기어 변경은 ‘내구성 저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연비를 고려하면 N으로 두는 것이 좋다. 둘째, 연료 분사량의 차이가 난다. 셋째, 후방 충돌 시 D에 두고 있을 경우 추가 사고 위험이 있다.
한편, 기어를 D에 두는 게 좋은 이유는 첫째, 잦은 기어 변속은 오토 매틱 트랜스 미션의 내구성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 기어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셋째, N과 D는 큰 연비 차이가 없다. 넷째, 신호 변경 시 N에서 D로 바꾼 후 가속페달을 밟을 경우 급발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 내용의 핵심! 신호 대기 중 기어 위치에 대한 정답은 무엇일까?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이다. 좀 더 자세한 답을 D와 N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D에 둘 경우>
1. 신호 대기로 잠깐 정차하고 있을 때 N으로 변경해도 연비에 큰 영향 주지 않는다.
2. 신호 대기 시간이 길더라도 본인의 차량이 가장 앞줄에 있어서 신호 변경 시 바로 출발해야 한다면, 급하게 나가는 현상 방지를 위해 D에 두는 것이 유리하다.
3. 오르막, 내리막에서 신호 대기 정차할 때 뒤로 미끄러지는 현상을 낮추어 줍니다.
<N에 둘 경우>
1. 정차 시간이 3~5분 이상 길어지는 경우 연비를 위해 중립으로 하는 것이 좋다.
2. 신호 대기 줄 맨 앞이 아니라면, 기어 변속 후 1~2초 후 가속 페달을 천천히 밟는 것이 기어 박스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유리하다.
[1] 내리막길에 중립 기어를? NO!
운전을 하다 보면 여러 소문을 듣기 된다. 여러 소문 중에서도 '내리막길에서 중립에서 주행하면 연비가 좋아진다'라는 것을 한번 즈음은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N 기어에서는 엔진이 공회전을 유지하기 때문에 D 기어에서 주행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없다.
또한 내리막길에서의 연비는 자동 변속기 탑재 차량에는 ‘악셀 오프’를 사용해 주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유로는 ‘퓨얼 컷’이 작동해 연료 차단이 되고 관성으로 주행을 하기에 연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립에서 주행을 한다면 RPM 유지를 위해 엔진이 공회전을 하기 때문에 연료는 계속 주입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연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중립에서 주행하면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을 하지 않아 브레이크를 많이 쓰게 되고 결과적으로 페이드 현상(브레이크의 발열에 의한 브레이크 기능 저하)로 인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2] 기계 세차 이용 시, 중립기어는?
기계 세차를 이용할 때, 기어를 N에 둘 때가 있다. 특히 기계 세차의 종류는 크게 "세차 기계 이동식"과 "차량 이동식"이 있다.
세차 기계 이동식의 경우는 차는 멈춰있고 세차 기계가 움직이며 세차를 하기 때문에 차는 기어를 "P"에 두어야 한다. 반대로, 차량 이동식은 기계가 자동차를 이동하면서 세차를 하기 때문에 기어를 "N"에 두어야 한다. 중립 기어를 놓게 되면 기계가 자동차를 밀며 이동시키면서 세차를 한다.
도로 위 상황은 매시간 매 순간 달라진다.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도 해답이 어느 한쪽에 절대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글 서두에 언급한 ‘신호 대기 중 기어 위치 논란’ 또한 D나 N 어느 한쪽이 아닌 ‘순간의 상황’이 답이 되었다. 당장에 오늘 저녁 퇴근길, 직접 운전을 한다면 신호 대기 상황에서 직접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