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은 지난 5월 에스컬레이드의 고성능 버전인 ‘에스컬레이드-V’를 공개했다. 자연흡기 V8 6.2리터 엔진에 슈퍼차저를 추가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풀 사이즈 SUV 타이틀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해당 모델을 기반으로 한 픽업트럭이 생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에스컬레이드-V가 공개된 후 지난 6월, 모기업 GM이 에스컬레이드의 픽업 버전 상표인 ‘EXT’를 미국 상표 특허청에 재출원하여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8월, 외신에 따르면 에스컬레이드의 제품 담당 데이비드 쉬아본(David Schiavone) 매니저가 에스컬레이드 픽업트럭의 출시 가능성을 언급했다. “2023년형 캐딜락 ‘에스컬레이드-V EXT’(픽업트럭)는 지금까지 갈망하지 않았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스포츠 유틸리티 트럭(SUT)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앞서 캐딜락은 지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에스컬레이드 EXT 픽업 모델을 생산했다. 2세대 에스컬레이드부터 숏바디 버전인 ESC와 8인승 모델인 ESV, 픽업트럭 버전 EXT 등 세분화된 라인업을 갖췄었지만, 현재는 ESC와 롱 휠베이스 ESV 이외에 고성능 V까지 세 가지 모델명만 사용하고 있다.
에스컬레이드-V를 기본으로 픽업트럭(EXT) 버전이 출시된다면 대표적으로 램(RAM) TRX(702마력) 또는 포드 F150 Raptor(700마력) 등과 시장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형 에스컬레이드 V는 캐딜락 역사상 가장 비싸고 강력한 양산형 엔진인 6.2리터 V8 슈퍼차저가 탑재돼 최고출력 682마력을 발휘한다.
해당 가능성에 대해 업계에서는 ‘EXT’가 향후 출시될 전기 픽업트럭의 모델명이나 트림명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버라도 EV에 EXT가 적용될 것이란 추측과 함께 에스컬레이드 픽업트럭의 부활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다만, 단순히 상표 효력 유지를 위해 재출원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스컬레이드-V의 앞모습은 역시 압도적이다. 직각으로 높게 솟은 보닛 라인은 V시리즈 전용 메쉬 그릴 및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조화를 이룬다. 하단의 세로로 길게 뻗은 라이팅 유닛과 하우징, 공기역학 개선을 위해 추가된 스플리터는 에스컬레이드의 세련된 매력을 배가시킨다.
측면으로 시선을 옮겨보면 22인치 전용 휠과 브렘보제 6 피스톤 브레이크 및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 V 시리즈 엠블럼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후면에는 공기역학적 성능을 고려해 설계된 디퓨저와 쿼드 배기 시스템 등이 적용돼 고성능 에스컬레이드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실내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V시리즈 특유의 양각 배지를 새겨 넣었다. 3열에는 세미 아날린 가죽으로 마감한 제브라 우드 장식과 마사지 기능을 전 트림에 배치해 고성능 럭셔리 SUV 다운 면모를 뽐낸다. 38인치로 키운 대각선 디스플레이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V의 명성에 걸맞도록 시그니처 커브드 OLED를 탑재했다. 또한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오디오 시스템이 풍부하고 선명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앞서 언급했듯 에스컬레이드-V에는 수작업으로 제작된 6.2리터 V8 슈퍼차저 엔진이 얹어졌다. 해당 엔진은 10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돼 최고 출력 682마력, 최대 토크 90.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이 더해진 에스컬레이드-V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4초 만에 가속을 완료한다. 전장 5,382mm에 공차중량 2,820kg(캐딜락 에스컬레이드 V ESV는 2,906kg)이라는 덩치가 무색해지는 수치다.
에스컬레이드-V는 독점적인 서스펜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보정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후륜에 최대 67%의 동력을 전달하며 에어 라이드 어댑티브 서스펜션을 비롯해 4세대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제공된다. 또한 V-시리즈 전용 V8 사운드 배기 밸브를 갖춰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자랑한다.
풀사이즈 SUV인 에스컬레이드는 많은 이들의 드림카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에스컬레이드는 캐딜락의 판매량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에스컬레이드를 운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주차 문제는 심각한 실정이다. 이는 비단 에스컬레이드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신차들의 크기는 점차 커지는데 주차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등의 대도시에는 기계식 주차장이 활성화돼 있지만 에스컬레이드와 같은 초대형 SUV는 주차를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는 물론 소비자들이 감수해야할 부분이다. 다만, 신차의 평균 크기가 커지고 모델이 다양해지는 만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접근이 동반되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