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키포스트 Mar 14. 2022

오토바이 신고하면 이론상 1,280만 원? 사실은...

코로나19로 배달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규모로 따지면 수 십조 원에 이르고 일부 기업은 배달로 인한 매출이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이렇다 보니, 배달로 수입차를 뽑았다는 진담 반, 농담 반인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가끔 차 떼고 포 뗀 월 순수익이 일반 직장인보다 많다며 자랑하는 경우도  커뮤니티 글이 올라오기도 하죠.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공공누리 제3유형

나름 벌이가 괜찮다 보니, 주변을 둘러보면 '배달 오토바이 천국'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일반 도로에서만 봤으면 하는데 인도를 걷는 사람들 사이로 누비는 건 기본이고, 교통신호와 단속 카메라는 장식으로 여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보행자와 운전자들은 이들의 행동에 위험을 느끼고 점점 더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마련이죠.

물론, 이들이 제공하는 배달 서비스 덕분에 집에서 편하고 안전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안전을 등한시한다는 건 주객전도일 뿐입니다.

ⓒ 서울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는 증가세인데, 코로나 유행 직전인 2018년 까진 1만 7천여 건으로 점점 감소했으나, 2019년 이후 급증해 2만여 건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대(두꺼운 잠금장치)로 번호판 가리기, 인도로 역주행하기, 교차로에서 신호 무시하기와 같은 행동으로 교통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결국 보다 못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배달 오토바이를 신고하기 시작했고, 요즘은 끝까지 쫓아가서 '정의 구현했습니다.'라며 인증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습니다. 일부는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해 신고 방법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신고하려는 시민과 배달원 사이에 크고 작은 다툼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미 선과 악은 결정돼 있죠.

물론, 배달 종사자의 경우 생계가 달려 있고 얼마나 더 많이 배달하는가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곡예 운전을 하는 것이라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 피해를 입히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건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교통법규를 위반한 오토바이를 한 달 동안 신고해 100여만 원 상당의 포상금을 인증해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어떻게 수익을 올릴 수 있었는지 관심을 가졌고, 이에 대해 보이는 대로 신고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당사자에 따르면, 모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이고, 야간이거나 주행속도가 아주 빠른 게 아니라면 대부분 포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산책을 나가다가 촬영을 하게 되는데 미리 지나갈 곳을 예측해 빠른 속력으로 달리는 오토바이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통 법규 위반에 대해 누구나 신고를 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사실 받을 수 있는 사람이 한정돼 있습니다. 정부는 '교통안전 공익제보단'을 운영 중인데, 이곳에 소속되어야 제보 건수와 중요도에 따라 건당 포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교통안전 공익제보단이란,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임명하는 일종의 '명예 단속원'입니다. 2021년 초에는 3천 명을 선발했고 올해 초에는 5천 명으로 선발 규모를 늘려, 교통 법규 위반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포상금 지급 기준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인도주행 
안전모 미착용
유턴/횡단/후진 위반
번호판 가림 및 훼손

으로 한정됩니다. 위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위반행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포상금은 월 최대 20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건당 기본 포상금은 4천 원이며, 신호위반이나 중앙선 침범 같은 중대 교통법규 위한 항목은 2배인 8천 원이죠,

또, 번호판을 가리거나 훼손하는 장면을 포착하면 건당 6천 원으로 어떤 위반 사항을 확인했는지에 따라 포상이 달라집니다. 

특히 분기별 우수 활동자를 위해 20만 원을 지원하는데 월별 포상금과 별도로 지급하고 중복 지급이 가능해서, 잘만 하면 연간 80만 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앞서 소개한 유저처럼 포상금으로 100만 원을 받기 위해선 약 250건의 법규 위반 행위를 신고해야 합니다. 한 달 내내 활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에만 8건에서 9건씩 꾸준히 단속을 벌여야 합니다.

이를 종합해 봤을 때, 열심히 활동하면 연간 1,28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업으로 삼을만한 금액은 아니지만 자기만족과 동네 교통법규 수호를 위한 대가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조금만 더 보태면 경형 SUV인 캐스퍼 깡통 모델을 뽑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이러한 설명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일 뿐 실제로는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전국의 5천 명의 공익제보단이 교통안전을 바로잡아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공익제보로 건당 얼마의 포상금을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공익제보단 자체에 대해 찬성하시나요?

댓글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토바이 신고하면 이론상 1,280만 원? 사실은...
글 / 다키 포스트
ⓒ DAKI POS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콘텐츠 관련 문의 : dk_contact@fastlabs.co.kr


작가의 이전글 "와, 이거 괜찮은데?" 볼보 XC40 리차지 신기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