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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Dec 16. 2022

선 넘은 벤츠 '이 기능', 오너들 결국 팔아야 할까?

완성차 업체들이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결제하면 차량 운전 성능이나 편의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차량 내 구독형 서비스는 자율주행·커넥티비티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서비스와 하드웨어 서비스로 구분된다. 특히 향후 자동차 시장이 자율주행 기반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될 경우 구독형 서비스는 완성차 업체들의 새 수입원이 될 전망이다.


[글] 박재희 에디터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산업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각종 차량 구독 서비스의 채택률이 30%까지 늘어날 경우, 연간 서비스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1,180억 달러. 약 158조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수익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점차 구독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미 테슬라는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구독 상품인 FSD(Full Self Driving)를 판매하고 있다. 월간으로는 199달러(약 27만 원)를 내야 하고 평생 이용을 원하면 1만 5000달러(약 2000만 원)를 지불해야 한다. 

볼보 EX90

지난해 10월 구독 서비스를 통해 신규 수익 창출을 선언했던 제너럴모터스(GM)는 반자율 주행기능 울트라크루즈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볼보 역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라이드 파일럿 서비스를 차세대 순수 전기 SUV부터 구독 서비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조사는 미래에 더욱 다양한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프트웨어 구독이 활성화된다면 과거에는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해 양산 적용이 힘들었던 기능들이 구독 시장에 출시될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선택적 효용을 제공할 수 있고, 제조사도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는 하드웨어 관련 구독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후륜 조향에 이어 미국에서 연간 1200달러(한화 약 161만 원)를 지불하면 전기차의 가속력이 향상되는 구독 상품이다.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구독할 경우 전기 모터의 출력이 60~87마력 상승하고 정지 상태에서 100km/h 가속 시간이 1초 단축된다.


대상이 되는 전기차 모델은 EQE, EQS, EQS SUV다. 구독 시 EQE 350과 SUV 모델은 최고출력이 288마력에서 349마력으로 향상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은 6초에서 5.1초로 단축된다. EQS 450의 최고출력은 355마력에서 443마력으로 높아진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0.8초 빨라진 4.5초가 소요된다. EQS SUV는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9초 만에 가속한다.

앞서 벤츠는 지난 3월 유럽에 출시되는 EQS를 대상으로 후륜 조향 구독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연간 489유로(약 68만 원)를 내면 뒷바퀴 회전이 기본 4.5도에서 최대 10도까지 늘어나는 상품이다. 한국에서 제공되는 가격은 1년 50만 원, 3년 100만 원이며, 벤츠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구독 서비스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구독 서비스로 차량 가격을 또 올린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벤츠가 내놓은 구독 서비스의 경우 반발이 심하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행 편의성이 향상되는 것이 아닌, 단순히 성능 업그레이드에 구독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또 신차를 구매할 때 이미 장착된 모든 부품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는데, 나중에 구독을 통해 추가적인 비용을 요구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관련해 “나중엔 시동 걸려면 돈 내야겠네”, “기능이 아닌 성능 업그레이드에 이런 비용을 낼 사람은 없다”, “기본 찻값에 해당 성능을 구현할 하드웨어 가격이 포함돼 있을 텐데, 구독료까지 받네”, "기능은 넣고 돈을 안내면 쓰지 못하게 막아놓으니 더 화가 나는 것"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한편 지난 9월 미국 뉴저지 주에서는 자동차 기능에 대한 구독형 서비스 일부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제조사의 지속적 업데이트가 필요한 S/W 구독형 서비스는 허용되지만, 제조사가 지속적으로 비용을 투입하지 않는 H/W 기능의 구독형 서비스는 금지된다.


적발 시 제조사에 최대 1만 달러, 재적발 시 최대 2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해당 법안의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소비자 여론·업계의 사업 전략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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