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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Jan 31. 2023

테슬라가 올인하는 '이 배터리', 경쟁은 갈수록 치열

[글] 박재형 에디터


전기차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배터리 패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중에서도 ‘배터리 삼국지’라 불리는 한, 중, 일 삼강 체제가 흥미롭다. 글로벌 배터리 업계는 3국을 중심으로 신기술을 거듭하며 저마다의 미래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CATL

배터리 업계 선두는 중국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11월 중국 CATL은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37.1%를 담당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성장률이 101.8%에 달한다. 테슬라 ‘모델3’ ‘모델Y’ 등을 비롯해 거대한 내수 시장을 장악하면서 거둔 성과라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23.1%였다.


CATL은 올해 1분기에 기린 배터리(Qilin Battery) 3.0을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출시된 기린 배터리 3.0은 모듈이 없는 배터리 CPT(Cell To Pack)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부피 이용률은 72% 이상이며, 에너지 밀도는 225Wh/kg에 달한다. 기린 배터리 3.0은 수냉판을 다기능 탄성 샌드위치 층으로 통합하고 배터리 셀 사이에 수직으로 배치했다. 이를 통해 면적이 제한되어 열 교환이 균일하게 이뤄지기 어려웠던 전통적인 냉각 방식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기린 배터리 3.0은 구조적 이점을 활용해 배터리 셀 측면까지 활용하는 등 열 교환 면적을 4배 확장하고 효율을 크게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1000km 주행을 구현한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평균 400~500km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기린 배터리의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배터리는 잔존량 10%에서 80%까지 1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CATL은 올해 1분기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에 배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린 배터리는 MPV 모델인 지커 009와 쿠페 타입 지커 001의 2023년 모델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테슬라는 ‘4680배터리’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트위터에서 “일주일간 86만 8000개의 셀을 생산한 ‘4680 배터리’ 팀, 축하합니다!”라는 멘션을 남기며 양산을 자축했다. 생산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지 못했던 테슬라지만 내년 안에 4680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4680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을 비롯해 국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셀 제조사들과도 손잡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부터 테슬라에 공급할 4680 배터리를 양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최근 4조원 규모를 투자해 시설 확충까지 나선 상태다. 

파나소닉

4680배터리는 지름 46mm, 길이 80mm의 원통형 배터리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20년 ‘배터리데이’에서 공개한 4680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 ‘2170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이상 키운 제품이다. 파우치나 각형과 비교해 생산 비용을 낮추면서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16%나 늘릴 수 있어 배터리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원통형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둥근 몸체 덕에 전극을 돌돌 마는 ‘와인딩’ 방식의 제조가 가능하다. 따라서 생산 속도가 파우치나 각형과 비교해 빠르다. 나아가 4680에는 배터리 셀을 차체에 바로 장착하는 CTC(cell to chassis) 기술이 적용됐다. 둥근 모양 탓에 빈 공간이 생기는 원통형 배터리의 단점을 상쇄하기 위함이다. CTC 기술은 팩과 모듈 단계를 생략하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안전상의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배터리 외벽을 더 두껍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도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 이온을 이동하게 하는 전해질을 액체 대신 고체로 바꾼 배터리다. 기존 액체 전해질의 경우 배터리 내부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는 분리막이 필요했지만 고체의 경우 그 자체로 분리막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로 분리막이 필요하지 않다. 


분리 막이 없어지면서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고 온도 변화로 인한 충격이나 누액 위험도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온 전도도가 높은 고체, 즉 저항을 최소화하는 전해질을 구현하는 것이 큰 과제다. 비싼 제조 원가도 전고체 배터리의 단점으로 지목된다.


이 분야 누적 특허 비율은 지난 2018년까지 일본이 37%를 차지할 정도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토요타는 특허 보유 수 1위를 기록하며 현재 가장 많은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특히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화물계 전해질은 전극과 전해질 간의 계면이 넓어 리튬 이온 전도도가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은 각각 LG엔솔 2026년, 삼성 SDI 2027년, SK온 2028년에 계획되어 있다. 

미래 모빌리티에 있어 배터리는 핵심 요소다. 전문가들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을 비롯해 적극적인 관련 기술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IRA 법을 고려해 배터리 소재에 대한 대중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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