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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상하이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by 안나


요즘 우리나라에서 헌법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 열기도 뜨겁죠.

중국도 헌법이 있어요. 중국 헌법은 모두 4장 143조로 되어 있어요. 1장은 총칙, 2장은 공민의 기본권리와 의무 3장은 국가기구 4장은 국기, 국가 국휘, 수도에 관한 내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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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국 헌법 중에 눈여겨본 것은 종교의 자유예요. 종교의 자유도 있지만 안 믿을 자유도 있어 다른 사람에게 종교를 믿으라고 권하면 안 되거든요.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중국에서 종교에 관한 사이니지나 행사를 찾아보기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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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당연히 법정공휴일인 불교의 부처님 오신 날이나 기독교의 성탄절은 여기서는 아무 날도 아니에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실 때, 중국에는 안 오셨을 것 같고 12월 25일은 공휴일도 아니지만 중국에서 크리스마스 마케팅은 열심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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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멋지고 화려한 트리 만들어 전시하는지가 뉴스가 되고 각 호텔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케이크, 애프터눈티세트, 저녁식사 이벤트 하느라 바빠요.. 독일 종교개혁가 마틴루터는 크리스마스에 자녀들에게 선물 줄 것을 제안했고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 전에 선물을 살 수 있는 시장이 생겨난 게 지금 크리스마스 마켓의 시작이라 할 수 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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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어려운 사람들에게 물건을 싸게 팔고 크리스마스 장식과 선물을 준비하며 독일 각 도시마다 열리는 크리스마 마켓이 상하이에서도 열려요. 해마다 개최 장소는 달라지는데 올해는 베이와이탄北外滩에서 열렸어요. 사전예매(30 위안) 현장에서도 자리가 있을 경우 입장 가능한데 40위안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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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에 갔는데도 사람 너무 많아요.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은 전통 목조 오두막에서 열린다는데 여기서도 목조 오두막 형태 부스를 만들었네요. 겨울에 빼놓을 수 없는 뮬드와인(Mulled wine, 뱅쇼, 핫와인)이 인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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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한향시라는 한식 코너가 있어 놀랬어요. 반가운 마음에 얼른 가봅니다. 어묵, 떡볶이, 블랙핑크치킨을 팔아요. 세 음식 다 예전부터 있던 정통 한국 음식은 아니고 한국 근현대화 시대에 생겨난 음식이지만 한식 하면 떠오르는 대표음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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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제 맥주 좀 마셔볼까 했는데 스텔라 맥주 부스가 성황이네요. 치즈를 녹여 먹는 스위스 라클렛 swiss raclette도 잘 팔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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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소시지, 립등을 파는 먹고 마시는 코너는 사람들도 붐비지만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선물을 파는 코너는 한산해요. 이런 곳에서 빠질 수 없는 추억의 회전목마 놀이기구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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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 스폰서는 아우디네요.

미국 시즈닝 브랜드 맥코믹 Mc cormick 과 과자 브랜드 오이시 Oishi上好佳도 별도로 홍보 부스를 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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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생각나는 솜사탕이 빠질 수 있나요.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의 커다란 솜사탕은 보는 것만으로도 배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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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부스들 사이에 아우디가 전시되어 있어요. 광자 중앙에 세워진 크고 아름다운 크리스마스트리 위에서 빛나는 표지는 아우디 마크예요. 예수님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는데요. 이 땅에 온 예수님 본래 모습과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업주의에 편리한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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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은 예수님이 오신 날이지 산타 할아버지가 오신 날이 아닌데요. 북유럽 신화에서 차용한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산타할아버지는 코카콜라 마케팅으로 빨간 옷을 입었어요. 365일 내내 이윤추구와 매출증대라는 목표를 하루라도 멈추고 저렴하게 팔고 남은 이윤을 1년 내내 힘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 어떨까요?


상하이에 열린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나눔과 기부 같은 소중한 의미 없이 오로지 자본주의 날카로운 칼날만 번뜩여요. 온갖 장식으로 화려한 멋진 트리 맨 꼭대기에 아우디 마크가 아니라 사랑, 평화, 화해, 나눔 같은 단어가 빛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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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이 땅에 아우디 타고 오시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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