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놀러 왔어요. 4편(휴민트 관람)

북한 식당과 라트비아 이야기

by 안나

액션의 탈을 쓴 멜로영화, 휴민트-북한식당과 라트비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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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쇠러 한국에 오면 영화를 봐요. 평소에는 아이패드로 보고요. 중국 집에는 아예 TV를 안 놓고 살아요. 있는 TV도 빼달라고 해요. 대형스크린에 고음질 스피커로 좋은 소리로 자막을 보지 않고 뭐라고 하는지 귀 기울지 않고 편하게 한국어로 영화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데요.

휴민트

베를린, 모가디슈 다 제가 재밌게 잘 봤던 영화를 감독한 류승완 감독 영화라니 기대감 솔솔


전작 베를린의 치열한 갈등구조와 플롯에 비해 휴민트의 갈등구조와 플롯은 단순해요. 어떻게 될까 생각하지 않아도 편하게 흘러가는 전개, 인물들 감정선은 더 또렷해요. 조인성 멋진 거야 누가 토를 달겠어요. 조인성처럼 가슴 따뜻하다 못해 펄펄 끓는 국정원 직원은 어디에 있는지…


영화에서 여주 채선화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북한식당 종업원으로 나와요. 저는 베이징에 살 때, 북한식당 자주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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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밋밋하고 심심한 맛이 입에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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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젓갈이나 다른 양념 많이 안 들어간 배추김치의 시원한 맛을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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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류관 명태냉면과 감자부침개가 최애 메뉴였어요. 식사 후 왕징싼취 내 고향마트 2층에 있는 대성산관(지금은 베이징 외곽 연교로 이사 갔어요)에 가서 8시부터 하는 공연 보며 대동강 맥주에 먹태 안주 먹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들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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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모든 북한식당들이 문 닫았어요. 그걸 모르고 식사하러 갔어요. 문이 잠겨 있어 똑똑했더니 종업원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얼굴로 나와 지금 상중이라 영업 안 합니다.라고 답변했던 것이 기억나요.


북한식당은 남북관계 온도에 따라갈 수 있을 때도 있고, 못 갈 때도 있었는데요

개성공단 철수 이슈로 남북관계 꽁꽁 일 때는 또 북한식당 출입 금지

문재인 대통령님 취임 이후, 북한 식당 금지령( 아무도 가라 마라 안 했지만) 풀리면서 옥류관에 중국 사람들까지 몰리면서 어마어마한 대기 발생했어요. 중국 사람들이 문 대통령 님이 드신 평양냉면 맛 궁금하다고 옥류관으로 몰려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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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로 온 이후로는 북한식당 안 갔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남북관계 온도가 내려가서요. 이제는 남북관계 상관없이 한국 사람 안 받는 듯해요.


영화에서처럼 종업원들이 따로 나가서 손님들 만나고 그런 일은 없어요. 영화 전개 상 필요한 설정이죠. 종업원들이 부르는 노래는 해방 이전 가요만 가능해요. 1973년에 발표된 패티김의 이별을 북한식당에서 부르는 일은 없다는 거죠. 영화니까요. 북한식당 음식 서빙이나 공연하는 장면은 거의 똑같아요. 모든 북한식당이 직영? 은 아니고요. 중국사람들이 차리는 경우도 있어요. 인력파견(주방장, 종업원)은 북에서 파견받고 매출액의 3% 정도를 그쪽에 준다고 들었어요.


영화상 러시아라고 나온 곳은 라트비아죠. 라트비아도 91년 구 소련 붕괴하면서 CIS 지역으로 독립했으니 러시아 땅이었죠.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중 가장 경제 규모가 약한 나라이고 면적도 작아요. 라트비아 리가공항은 정신 안 차리면 짐 찾는 곳 놓치고 출국장 나가버릴 정도로 작고 귀여운 곳으로 유명해요. 라트비아 여행 갔을 때, 넘넘 추워서 (심지어 8월인데) 올드타운 광장 카페에서 뱅쇼 마셨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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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 3국 여행은 2016년에 했는데 십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선명해요. 그때 추워서 H&M에 가서 급하게 샀던 옷들, 지금도 입고 있어요.


영화는 액션의 탈을 쓴 멜로였고 액션 장면마저 (국정원 직원 임대리와 보위부 박건과 계단 씬) 정직했지만 그 추운 겨울날, 라트비아에서 고생하며 촬영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분들에게 박수를….


한국 영화, 힘내라 응원합니다.


안나의 점수 4점/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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