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상인의 거리, 청하방
항저우 서호에서 풍경을 봤다면 청하방清河坊에서는 생활을 볼 수 있어요. 항저우 최고 번화한 지역 중 하나입니다. 베이징의 남뤄구샹, 상하이의 예원상청이 있다면 항저우에는 청하방이 있어요.
항저우 서호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청하방 역사거리가 나옵니다.
처음 가면 여기가 정말 오래된 거리일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중국의 다른 고도들처럼 완전히 고풍스럽다기보다는 관광지 느낌이 조금 강하거든요.
그래도 천천히 걷다 보면 이 거리가 왜 항저우의 대표적인 옛 거리로 불리는지 조금씩 느껴집니다.
송나라 때 清河郡王으로 임명된 장준(张俊)의 거주지가 있어 이 지역은 清河坊이라고 불렀대요.
청하방은 남송 시대부터 번성했던 상업 거리예요. 당시 항저우는 남송의 수도 ‘임안’이었는데, 궁궐 뒤쪽 시장이 바로 이 일대였습니다. 식당, 찻집, 상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던 항저우의 대표적인 상업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지금의 청하방 거리는 길이 약 1.8km 정도로, 명청 시대 분위기를 살린 건물들이 이어지는 보행자 거리입니다. 오래된 가게들과 전통 상점들이 모여 있어 항저우의 옛 상업 문화를 보여주는 장소로 유명합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오래된 간판들이 눈에 많이 들어옵니다.
13세기 이곳을 방문한 Marco Polo는 항저우를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도시
당시 수도 인구가 100만 명이 넘었다는 항저우에서 청하방은 대표적인 시장 거리였습니다.
특히 항저우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오래된 가게들이 있습니다.
후칭위탕 중약박물관
왕성기 부채
장샤오취안 가위
이런 가게들은 수십 년, 어떤 곳은 백 년이 넘은 노포들입니다. 지금도 실제로 물건을 팔고 있고, 어떤 곳은 작은 박물관처럼 운영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순한 관광 거리라기보다 작은 공방 골목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특히 후칭위탕은 1874년에 세워진 약방인데 청나라 상인 호설암(胡雪巖)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베이징의 동인당(同仁堂)과 함께 중국 남북을 대표하는 전통 약방으로
“약은 속이면 안 된다(戒欺)”라는 글귀로 유명합니다.
지금도 청하방에서 약방 건물 자체가 작은 박물관처럼 남아 있습니다.
청하방은 밤보다 낮에 보는 것이 더 좋습니다.
밤에는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조금 정신없는 느낌이 들기도 하거든요.
청하방에서 연결된 성벽에 올라가서 남송시대를 느껴보며 시내를 바라보는 것도 좋고요.
예쁜 조경과 맑게 흐르는 물을 보면 천천히 걸어보기 너무 좋은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