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21일 차-2,500만 명이 굶을 판

by 안나

2022년 4월 7일 목요일

21일 차


날짜 잘 세어야 해요

정신 줄 놓으면 안 되니까요.

4월 6일부터 항원 검사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이틀에 한 번씩 하더니 이제는 하루에 한 번씩 해요.

오늘은 아침 새벽 5시에 문 두들겨요.

자기 진단 키트로 검사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키트만 받아놓고 자고 있으니까 다시 7시쯤 문 두들겨요

빨리 검사해서 단체방에 올리라고…

가둬놨다고 시도 때도 없이 검사해요

새벽에 검사한 것도 모자라서 오늘 오후에 또 항원 검사한대요.

하루에 2번씩 항원 검사하네요.

항원 검사하는 데 아주 맛 들였나 봐요


이제 빼박이에요

지금까지 해왔던 정책을 뒤집지도 못하고 바꾸지도 못하고 파국을 향해서 달려가는 치킨 런 게임을 하고 있고요

우리는 그 치킨 런 게임에 강제로 참여당하고 있는 거죠


어제부터는 배달도 안된다고 하네요

배달원들 통해서 감염된다고요

그나마 중국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배달받는 것 같았는데요

아예 배달도 안되고 그럼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확진자의 반려견을 무참히 죽인 일로 여기저기 시끄러워요

문명사회에서 일어난 야만적 행위


저희 집 냉장고도 이제 바닥이 보여요 3~4 일면 바닥날 듯


국민 소득 3만 불 넘는 국가의 국민이 남의 나라에서 식량 걱정하고 있어요


유학생들의 경우는 더 심해서 벌써 먹을 것 떨어졌다고 글 올라왔어요


영사관에서 도움을 준다고는 하는데 실제도 도움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생수도 없어서 식수마저 없다는 내용도 있어요


오늘은 딱 한 조각 있던 연어 구웠어요 이게 마지막 만찬이 될 듯


집에 있는 가루 이 가루 저 가루 다 모아서 베이킹파우더 없는 팥빵 만들고

다때볶이라고 하죠

다 때려 넣고 볶아서 피자 토핑 만들어서 피자 비슷하게 구워서 놀았어요.


그나마 여유 있는 콩 갈아서 콩전 만들고

감자가 시들기 직전이라서 어쩔 수 없이 감자전 만들어서 얼렸어요.


올리브유가 떨어져 가고 있기 때문에 기름을 아껴 아껴 써야 해요.

보통은 살찔까 봐 기름 적게 쓰는데 지금은 기름이 없어서 적게 쓰는 원하지 않은 긍정적인 면이 있네요


광란의 굿판은 구경하면서 얻어먹을 떡이라도 있는데요.

지금은 망나니가 칼 들고 막춤 추는 사형장에 있는 기분이에요

이 칼날이 언제 나를 칠까 공포심에 떨면서 칼춤 판에 있어요


쓰레기 버리러 나간 길에 잠시 1층 현관 앞에서 바깥공기를 마셔봅니다. ‘

3월에 시작했던 격리는 달이 바뀌어서 4월이 되었고 단발이었던 머리는 이제 묶는 게 가능해졌어요.

시절은 어수선한데 그래도 꽃은 피네요


2,500만 명을 가둬놨어요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에 해당하는 인구를 가둬놨어요.

역시 스케일 하나는 대륙이에요

그러면서 물자 공급과 택배를 막았어요.

알아서 각자도생 해서 살아서 남으라고 해요


전 그나마 간단(간헐적 단식)도 하고 몸 리셋한다고 FMD Fast micking diet도 해봐서 어느 정도 음식 조절이 가능한 편이에요

최악의 경우 물 소금 그리고 차(비타민과 약간의 아미노산 섭취 가능)만 있으면 3주에서 4주는 버틸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 정도까지도 생각하고 있어요.


살면서 그런 극단의 경험도 해보는구나 하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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