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2일 화요일
26일 차
상해를 3단계 지역으로 나눠서 관리하면서 일부 지역을 락다운 완화했다는 기사들이 한국 언론과 외신에 나왔나 봐요.
사실이지만 전혀 의미 없는 내용이에요.
봉쇄지역封控区
관리통제지역管控区
방범구역防范区
이렇게 나누고 14일 동안 양성자가 안 나온 지역은 방범구역으로 해서 행정 구역 내에서의 제한적 활동 가능하게 해 준다는 건데요.
행정 구역이 쩐镇, 지에다도街道라서 우리나라 치면 동이나 동보다 약간 큰 단위로 테헤란로 이 정도의 단위로 볼 수 있는데요.
그 안에서 제한적 활동이 가능하면 뭐해요.
직장이 그 안에 있어야 하는데요.
자기가 사는 행정 단위 안에 직장이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그리고 모든 대중교통과 이동 수단을 다 끊었고 통행증 있는 차량만 제한적으로 다니는데요.
다른 행정 구역으로 갈 수도 없고요.
마트 가봤자 다 텅텅 비어 있는데요.
유령 도시에 혼자서 돌아다니면 정상 생활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이것도 한 명이라도 양성자 나오면 다시 14일 봉쇄예요.
이것 가지고 락다운 완화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방범 구역에 들어가는 곳 중에서도 실제 아파트 봉쇄 해제한 곳도 거의 없어요.
제가 사는 아파트는 3가지 분류 중에서도 봉쇄지역이에요 .
14일 동안 한 명도 안 나와야 방범 구역으로 분류되는데요.
3월 18일부터 26일 동안 봉쇄를 했지만 어제도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봉쇄 해제 예정 일자가 또 늘어나서 이제 4월 25일 자로 되었어요.
지금으로서는 봉쇄 해제 날짜는 의미가 없어요.
어떻게든 식자재와 생필품 구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오늘도 어플에서 저희 아파트 조회해 본 제 느낌은 프로메테우스의 형벌받는 느낌이에요.
제가 불을 훔쳐서 인류에게 주었나 봐요.
매일 밤마다 독수리가 와서 간을 쪼아 먹고 그다음 날이면 다시 간이 원래대로 회복이 되어서 다시 끊임없이 벌을 받아야 하는 프로메테우스의 형벌
하루마다 양성자가 나오면서 격리 해제 날짜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격리 날짜는 누적되는 이 상황이 프로메테우스가 받는 형벌하고 다르지 않네요.
간신히 아파트 단지 내 야채 공구에 성공해서 오늘 야채 한 상자를 받았습니다.
가격은 한국 돈으로 2만 원 정도예요
익숙치 않은 중국 야채들이 있어서 난감합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찬 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서 이것도 고마워하긴 해야 하는데요.
특히 이름도 모르는 이 세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나마 맨 오른쪽에 있는 애는 莴笋이라고 해서 조리법이 검색되어서 대충 어떻게 만들었는데요.
나머지 야채들은 모르겠어요.
일단 정리해서 다 포장해서 냉장고에 넣었어요.
중국 야채들은 대부분 굴 소스 넣어서 볶아서 먹어야 하는데요.
굴 소스도 조림 간장도 없고 기름도 달랑달랑해서 진짜 급하면 생으로라도 먹어야죠
어제는 3차 구호품으로 쌀 2kg 받았고
오늘은 야채와 고기로 4차 구호품을 받았습니다.
고기는 햄, 돼지고기, 오리 다리였는데요
전 고기를 안 먹어서 저희 아파트 라인 단체방에 올려서 계란 10개 하고 바꾸었어요
제 유일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원이 달걀이에요
4차 구호품으로 받은 야채와 공구로 산 야채까지 합치니까 어느 정도 냉장고가 찼어요
물론 제가 평소에 먹는 파프리카, 로메인, 루꼴라, 치커리, 브로콜리 이런 애들이 없어서 아쉽지만요.
상해 낮 기온이 갑자기 30도가 넘어갔어요.
이제는 창문을 열어도 바깥 기온과 실내 기온이 별 차이가 없어요.
낮에는 나가라고 해도 더워서 못 나가요.
저녁에 해질 때쯤 쓰레기 버리러 나간 김에 도둑 산책하고 왔어요
해질 때 저녁 시간에 경비원들이 저녁 식사를 하는 시간이고 보통 오토바이로 순찰을 돌기 때문에 멀리서도 경비원들 오토바이들이 켜고 다니는 빨간 등, 파란 등이 잘 보여요.
그래서 동 사이로 요리조리 다니면 산책이 가능해요.
중국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나 잡아가라 하고 대놓고 다니고 반려동물 있는 사람들도 대놓고 다니긴 해요
하루 23시간 동안 시멘트 콘크리트 덩어리 속에 있다가 1시간 바깥에 나가 보는 거예요.
그래 봤자 아스팔트 포장길에 철창 울타리에 고압 전류선 흐르는 담 안을 걷는 거예요.
저희 아파트는 신축 아파트라서 개구멍 하나 없이 완벽한 철통 보안이에요
이 철창 울타리에 고압 전류선 흐르는 담이 바깥에서 안을 들어오는 것만 차단하는 게 아니라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바깥으로 못 나가게 가두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왜 이제야 들까요
8km 걷고 돌아왔어요.
프로메테우스는 헤라클레스가 활을 쏴서 독수리를 죽여서 그 잔인한 형벌에서 구해줬는데요.
저는 누가 구해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