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꿈을 많이 꾸었다. 현실의 일과 꿈이 이어질 때도 있고 영화를 보고 자면 영화의 내용이 나오기도 하고 그랬다.
이혼을 하고 5개월쯤 지났을 때부터 결혼 생활의 힘들었던 순간이 꿈에 나왔다. 현실에서는 이미 벗어난 상황이고 잊어버리고 있었던 순간들인데 꿈은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과거의 일들을 꺼냈다.
꿈속에서 아무 말 못 하고 꾹꾹 누르다가 잠에서 깨면 그 눌린 마음에 가슴이 짓눌려 소리도 못하고 끅끅 울었다.
대부분은 가위눌림과 같이 온다. 그래서 더 고통스럽고 더 생생하다.
전혀 상관없는 일들도 꿈에 나온다. 아저씨들한테 쫓기거나 내 것을 빼앗기거나 저항해도 소용없는 싸움에 계속 휘말리거나 끝없이 도망치는데 계속 제자리이거나 그런 것들.
내가 꿈 얘기를 하면 꿈 밖의 나를 보는 사람들은
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데. 한 방에 다 날려버릴 것 같은데.
꿈은 꿈일 뿐인데 뭘 그렇게..
한다.
그러게 말이야. 그래서 더 괴로운지도.
어제는 내 손으로 아들을 다치게 하는 꿈을 꿨다. 아들이 넘어지면서 내 손톱에 두피가 긁혀 피가 조금 났고 꿈속에서도 많이 다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지만 넘어진 아들을 끌어안고 과하게 울었다. 잠에서 깨서 꿈이었구나 생각하면서도 울었다. 아들에 대한 죄책감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부풀린다. 내 탓을 하다가 남 탓을 하다가 슬픔에 갇히는 악순환이 시작될 것 같았는데, 그것까지 생각하니 정신이 들었다.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감정 덩어리가 되면 나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어지고 그냥 힘들고 싶어서 힘든 사람 마냥 허우적대기만 하던 시간들.
반복할 필요도 가치도 없는 그런 시간들과 감정들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짧아져 다행이다.
+
이런 류의 감정 찌꺼기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튀게 마련이라 오늘은 더 조심했는데, 브런치에 쓰고 나니 남은 감정들까지 해소되는 느낌.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