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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경수 Apr 30. 2024

마약, 매춘, 위법행위

사회가 막은 행동들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 1832~1883) - <올랭피아>(Olympia, 1863)

  어느 사회에나 금기시되는 행위들이 있다. 그리고 그 금기를 어기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한다.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한 신의 명령을 거부한 아담과 이브처럼. 이브 외에도 금기를 어긴 인물들의 이야기는 많다. 샤를 페로의 프랑스 동화 <푸른 수염>에서 푸른 수염의 아내는 호기심으로 인해서 금기를 깨고야 말고, 남편의 얼굴을 보면 안 되는 프시케 또한 그의 호기심으로 인해서 남편이 정해놓은 금기를 깨버린다. 금기란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금 이 글을 현재에도 금기란 다양하게 존재하며, 그 그물망은 날이 갈수록 촘촘해진다. 현재의 대표적인 금기의 예로, 이슬람에서는 돼지고기를 금지하며, 이 글의 제목에 있는 마약과 매춘도 대표적인 금기의 대상이다. 그 외에도 많은 금기사항이 있다. 근친상간, 살해, 겁탈 등은 너무나도 당연한 금기사항이다. 우리는 근친상간, 살해, 겁탈이 왜 금기인지 의문을 품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것은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행위이며, 근친상간의 경우는 유전학적으로 그 이유가 확실하다. 깊게 들여다보지 않아도, 우린 대표적인 예시로 합스부르크 왕가를 들며, 그것이 금지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근친상간은 유전학적으로도 금기되는 행위이지만, 그 행위가 유발하는 논리적 모순도 그것을 금기하는 것 같다.


  근친상간의 대표적인 예시로 우린 <오이디푸스 왕>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물론 사실이 아니지만, 우린 이 작품을 통해서 근친상간을 잘 알 수 있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의 어머니인 이오카스테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오이디푸스는 그 진실을 알고서 과연 그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이오카스테를 어떤 호칭으로 불렀을지 나름 궁금증이 생긴다. 어제까지 아내이던 그녀가 알고 보니 내 어머니였다면? 그 상황에 처하지 않아도 벌써부터 논리적으로 혼란스럽다. 


  나는 이 글을 근친상간을 논하기 위해서 쓴 글이 아니므로, 그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나는 이 글의 제목을 상당히 자극적인 주제들로 채웠다. 마약, 매춘, 위법행위. 마약과 매춘은 한국에서 당연히도 위법행위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것들을 합법화시켜야 사회가 더 나아진다고 주장한다. 그래. 본인의 생각을 주장할 수 있다. 그것이 어떤 생각이든지 간에.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불법인 행위들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거로 해외의 사례를 든다. 앞에서 마약, 매춘 등을 예시로 들었는데, 이 행위들은 살인, 근친상간처럼 인류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금기사항이 아니다. 이 행위들은 어떤 나라에서는 그저 일상이며,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합법이다. 그래서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들의 입장에서 왜 그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행동인지 알아보고, 그것을 금하는 이유에 대해서 국가적 차원? 까지는 아니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경제적 윈윈(win-win)

  대마초, 매춘 등을 합법화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주장은 그 행위들이 사회에 악영향을 줄 정도로 악행이 아니라는 점이다. 흔히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마초보다 오히려 시중에서 판매하는 담배가 건강에 더 해로우며, 해외에서는 의료용 대마의 합법화를 통해서 기호품으로 소비된다 말한다. 우린 당연하게도 마약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학문적 호기심으로 그 이유에 한번 의심을 던져보자. 왜 마약이 금지일까? 마약을 판매하는 사람은 돈을 벌고, 구매하는 사람은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효용을 향유한다. 이렇게만 보면 이 거래는 그저 시장경제의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다. 수요가 있어서 공급이 있다. 이것이 시장의 근본 원리이다. 매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성을 사는 사람이 없다면 누가 팔겠는가? 오히려 매춘은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그것을 합법화해야 성범죄율이 낮아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 가질 수 있다면 왜 굳이 빼앗겠는가. 백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매춘과 마약은 결국 쾌락을 돈 주고 사는 것이며, 이것은 오히려 돈이 순환하게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판매자는 경제적 이득을 취하며, 구매자는 지불비용에 따르는 효용을 누린다. 극단적인 자본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이것들은 금기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활성화시켜야 할 대상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을 활성화시키는데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것들을 자유롭게 허용한다는 것은 마치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듯이 그 악영향은 굉장히 빨리 퍼질 것이다. 이 행위들은 개인의 관점에서 볼 때는 문제가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사실 그렇지 않다. 원래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 절에서 하려 했으나, 이 단락에서 풀어야 할 것 같다.


  마약과 섹스는 인간에게 큰 효용을 주는 것임이 확실하다. 그래서 그에 대한 추구를 계속하는 것일 것이며, 그로 인한 중독이라는 질병도 발병하는 것이다. 이 쾌락이 왜 문제가 될까? 매춘의 경우부터 알아보자. 매춘이라는 것은 금전적 비용을 지불하고, 상대방의 육체를 취하는 행위이다.  구매자의 경우엔 쾌락을 얻고, 판매자의 경우에는 경제적 이득을 얻는다. 그런데 왜 문제가 될까?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거래가 합법화될 경우, 사람들이 욕구를 풀 수 있는 방법이 확보되기 때문에, 성범죄가 줄어들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통계는 그의 주장과 반대였다. 성매매가 합법인 국가의 경우, 불법인 국가보다 성범죄의 수가 더 많았다. 마음대로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겁탈을 한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수 있는데, 굳이 옆 사람의 아이스크림을 강제로 뺏어 먹는 것과 같다. 왜 합법인 국가의 범죄율이 불법인 국가보다 높을까? 나는 그 이유를 법에 의한 가치관 형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성매매가 불법이다. 그리고 성범죄 또한 당연히 불법이며, 범법행위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이에 대해서 항시 주의하며, 그것이 불법임을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산다. 그러나 만약에 한국에서 합법이 된다면? 아마 장사는 잘될 것 같다. 돈만 주면 쾌락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수요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매춘이 합법화되면, 그로 인해서 성에 대한 인식이 망가진다. 그들에게 섹스는 사랑에 의한 행위가 아니라 금전적 거래 방식 중에 하나일 것이며, 이성에 대한 인식은 연애에 관한 감정이 아니라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써 인식하게 될 것이다. 결국 성 산업의 합법화는 쾌락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함과 동시에, 이성을 바라보는 인식을 파괴시킨다. 


거시적 차원

  사회와 세계라는 지평이 선험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금기라는 조항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사회, 국가, 조직이냐에 따라서 합법과 범법의 기준이 다르다. 이슬람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되지만, 한국에서는 먹을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매춘이 불법이지만, 네덜란드에서는 합법이다. 마찬가지로, 대마는 캐나다에서 합법이지만, 한국에서는 불법이다. 왜 한국에서 그것들이 불법이냐면, 나라에서 그것을 불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게 진정한 이유다. 다른 이유들은 표면적으로 이것을 보충해 주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이 행위들이 왜 불법인지 확실하고, 누구나 납득가능한 이유를 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내 나름 그 이유를 내놓으라 하면, 그 행위들의 확산이 국가에 이득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 말할 것이다. 마약의 확산은 노동자들의 근로 의욕을 증진시킬까? 오히려, 국민들에게 안이함과 늘어짐을 급속도로 퍼뜨리고, 국가 발전에 방해가 될 것이다. 건강의 측면에서도 마찬가지 일거고. 그리고 성에 대한 규제해제는 성행위의 횟수를 늘리는 데에는 공헌하겠지만, 출산율의 측면에선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한 사회에서 성관계란 그저 욕구 풀이이며, 돈 주고 할 수 있는 공산품 같은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에서 섹스라는 게 과연 중요한 것이며, 사랑이라는 감정이 피어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성구매 합법화는 이성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며, 그런 사회에선 국가의 번영보단 몰락이 확실히 나타날 것이다. 


  결국 거시적 차원에서 범법화의 이유는 생산인구의 관리차원에서다. 쾌락에 찌들지 않고, 올바른 관념을 가진 국민이 마약과 섹스에 중독된 국민보다 더 나라에 이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내치에 의한 법과 질서의 형성이란 결국 국가의 유지와 존속을 위한 국가이성적으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그렇지만 모든 범법행위가 무조건적으로 금지되거나, 법의 심판을 받지는 않는다. 실제로, 서울 서남부의 어느 역 근처는 경찰서가 바로 옆임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홍등가가 형성되어 있다. 그곳을 버스 타고 지나가다가 문득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경찰이라면 불법을 근절해야 하는데 왜 저걸 방치할까. 대체 그 이유가 뭘까. 찾아보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서라 더라. 그렇다면 그 방치는 그저 방치가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의 최대한 공리적 행위가 아닐까 싶다. 


  모든 원인과 결과는 이익관계로 인한 것이며, 그것의 합당한 이유가 있다. 합당하다는 형용사는 아마, 돈이 되는 이라는 말과 바꿀 수 있을지도? 훈육, 교육, 제제 등 그것들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 아니라 어느 누군가에겐 이익이 되고 있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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